승리 못해도 배보다 큰 옵션은 100% 충족?
KIA 타이거즈 에이스 양현종(34)의 불운이 이어지고 있다. 복귀 최고의 투구를 하고도 승리에 실패했다. 벌써 4경기째 첫 승을 따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일 두산 베어스와 광주경기에서 7회까지 마운드를 굳건히 지키며 1실점으로 막았다. 구속이 빠르지 않지만 특유의 힘 좋은 직구와 다양한 변화구에 완급투구, 칼제구까지 앞세워 두산 타자들을 무장해제했다.

지난 2일 LG 트윈스와 개막전 6이닝 4실점(비자책), 8일 SSG 랜더스와 인천경기 6이닝 무실점, 14일 롯데 자이언츠와 광주경기 6이닝 2실점에 이어 이날까지 연일 호투행진을 펼쳤다. 평균자책점 1.44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타선 침묵과 수비수들의 실책 러시가 이어지며 복귀 첫 승을 따내지 못하고 있다. 상대 투수들이 모두 에이스급이라는 점에서 타선의 득점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번번히 수비수들의 실책으로 양현종의 승리를 가로막고 있는 점은 분명한 문제이다.
든든하게 선발진을 이끌고 있다는 것은 팀에게는 커다란 위안거리이다. 양현종이 없었던 작년에는 퀄리티스타트 구경하기가 쉽지 않았고, 대실속과 함께 9위로 떨어지는 이유였다. 올해는 건재한 양현종이 돌아와 마운드에 큰 힘이 불어넣었고, 5강 도전의 에너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첫 승리를 못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위로가 되는 소득이 있다. 바로 옵션 계약을 모두 따먹을 수도 있다. 양현종은 지난해 12월 KIA와 103억짜리 FA계약을 했다. 계약금 30억 원, 연봉 25억 원, 옵션 48억 원이다. 개런티 금액에 비해 옵션 금액 비중이 높았다.
에이징 커브(노쇠화)를 대비한 계약이었다. 옵션이 4년 총액 48억 원이면 연간 12억 원이다. 올해 연봉 10억 원 보다 더 많다. 이른바 배보다 큰 배꼽이다. 옵션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아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선발투수인 만큼 대체로 승리수, 퀄리티스타트, 이닝 등도 있다.
양현종이 개막 이후 보여준 쾌투 행진을 계속한다면 옵션 12억 원을 모두 따먹을 가능성이 높다. 연봉보다 많은 옵션을 모두 충족하면 수입이 20억 원이 넘는다. 승리는 못해도 실리는 얻을 수 있다. 배보다 큰 배꼽을 목표로 이제 막힌 승리의 혈을 뚫으면 된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