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28)가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해냈다.
오타니는 21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 1피안타 1볼넷 12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시즌 첫 승리를 수확했다. 타격에서는 1번타자로 나서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 1볼넷을 기록했다. 에인절스는 6-0 완승을 거뒀다.
지난 시즌 투수로 23경기(130⅓이닝)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한 오타니는 투수로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만장일치 아메리칸리그 MVP 수상은 빼어난 타격 성적의 영향이 컸지만 투수로서도 크게 부족함이 없었다.

올해 선발투수가 마운드를 내려간 이후에도 지명타자로 경기에 나설 수 있도록 하는 ‘오타니룰’이 도입되면서 오타니는 1번타자 투수라는 전무후무한 보직을 맡고 있다. 하지만 시즌 첫 두 경기 등판에서는 8⅓이닝 7실점으로 고전하며 체력적 부담이 너무 큰 것이 아닌지 우려를 샀다.
세 번째 등판에 나선 오타니는 자신이 어떤 역할도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6회 1사까지 12탈삼진 퍼펙트게임을 이어가며 휴스턴 타선을 압도했다. 6회 1사에서 제이슨 카스트로에게 안타를 맞아 퍼펙트게임이 무산됐지만 실점없이 경기를 마치며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메이저리그 공식 통계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투구수 81구를 기록한 오타니는 슬라이더(35구)-스플리터(19구)-포심(19구)-커브(8구)를 구사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특이하게도 포심 구사비율이 23%로 매우 낮았고 대신 슬라이더(43%)와 스플리터(23%)의 비중이 컸다.
그럴만한 이유는 있었다. 슬라이더는 헛스윙 비율 73%, 스플리터는 75%로 휴스턴 타자들이 거의 건드리지 못했다. 오타니가 이날 잡아낸 탈삼진 12개 중 9개(스플리터 5개, 슬라이더 4개)가 스플리터와 슬라이더를 던져 잡아낸 삼진이었다.
올 시즌 오타니의 투수 성적은 3경기(14⅓이닝) 1승 2패 평균자책점 4.40을 기록중이다. 이날 호투에도 아직 시즌 성적은 다소 부진하다. 하지만 이날 오타니의 피칭에서는 오타니가 투수로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엿보였다.
오타니가 슬라이더와 스플리터를 앞세워 남은 시즌 이런 호투를 이어간다면 올해는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