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내내 무기력하고 답답했다. 흐름을 바꾸는 걸출한 거포도, 득점권에서 주자를 불러들이는 해결사도 없었다. 그리고 점수를 내지 못한 대가는 시즌 첫 스윕패였다.
LG 트윈스는 2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시즌 3차전에서 2-6으로 패했다.
LG는 지난 19일부터 시작된 KT와의 홈 3연전을 모두 내주며 3연패 수렁에 빠졌다. 시즌 10승 7패. 개막 후 8경기 7승 1패를 달릴 때만 해도 우승후보라는 평가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지만 SSG와 한화를 만나 3승 3패로 다소 주춤한 뒤 결국 디펜딩챔피언에게 3연전 스윕패를 당했다. KT는 LG를 만나기 전까지 3승 10패 부진에 빠져 있었다.

박해민, 리오 루이즈 등이 부진했지만 LG의 타격이 이 정도로 무기력한 건 아니었다. KT를 만나기 전까지 팀 타율 3위(.260), 득점권타율 6위(.234)로 나름대로 준수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팀 홈런도 10개로, 10개 구단 중 가장 많았다. 그러나 작년 통합우승을 해낸 KT의 수준급 선발진을 만나자 방망이가 급격히 무뎌졌다.
가장 중요한 첫 경기부터 흐름이 꼬였다. LG 사냥꾼으로 유명한 KT의 토종 에이스 고영표를 만나 뭘 해보지도 못하고 영봉패를 당한 것. 고영표는 7이닝 1피안타 3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고, LG는 2안타-3사사구-무득점 빈타로 침묵했다. 여기에 수비에서는 5회 선발 김윤식의 급격한 난조와 수비 실책이 겹치며 5실점 빅이닝을 허용했다.
둘째 날 역시 타선이 문제였다. 첫날과 달리 선발 아담 플럿코가 7이닝 5피안타(2피홈런) 무사사구 5탈삼진 3실점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로 제 역할을 했다. 그러나 타자들이 1회 첫 득점 이후 7회까지 6이닝 연속 무득점에 시달렸다. 선발 소형준에게 7이닝 동안 1실점으로 꽁꽁 묶인 결과였다. 1-5로 뒤진 8회 서건창이 추격의 투런포를 때려냈지만 이미 상대에게 승기가 기운 뒤였다.
이날도 LG의 고구마 야구는 계속됐다. 초반부터 믿었던 선발 손주영이 제구 난조로 2이닝 4실점 강판됐다. 그리고 타선은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를 만나 6회까지 단 한 점도 내지 못했다. 4회까지 득점권 찬스는 허도환의 2루타가 전부였고, 5회 오지환, 허도환, 홍창기의 안타로 맞이한 2사 만루서 채은성이 1루수 땅볼에 그쳤다. 8회 1사 후 문성주의 2루타도 득점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결국 KT보다 3개 많은 11안타를 치고도 2득점에 그치며 스윕패라는 비극을 맞이했다.
기대를 모았던 혹은 거액을 거머쥔 해결사들의 활약이 저조했다. 4년 60억원에 LG맨이 된 박해민은 3루수 뜬공, 루킹 삼진을 당한 뒤 채은성과 교체됐고, 100만달러의 사나이 리오 루이즈도 삼진과 좌익수 뜬공 이후 김민성에게 자리를 내줬다. 115억 타자 김현수도 이날은 제 몫을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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