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한테 안마 받은 투수, "SSG 강한 것 알지만…힘대 힘" 어디서 이런 배짱이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04.24 08: 16

한화 3년차 투수 유망주 남지민(21)이 1위 SSG 상대로 잠재력을 뽐냈다. 압도적인 1위팀 상대로 피하지 않고 배짱 두둑하게 '힘대 힘' 승부를 펼쳤다. 개인 최고 149km 강속구를 뿌리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선배 투수 김범수(27)에게 어깨 안마까지 받을 만큼 팀에도 귀한 호투였다. 
남지민은 2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3⅔이닝 2피안타 3볼넷 2탈삼진 1실점 역투를 펼쳤다. 4회 흔들리면서 데뷔 첫 승은 다음 기회로 미뤘지만 한화의 9-2 승리에 발판을 마련했다. 한화는 시즌 첫 3연승. 
한화는 지난 20일 라이언 카펜터가 팔꿈치에 뻐근함을 느껴 보호 차원에서 1군 엔트리 말소된 가운데 닉 킹험도 22일 상완근 염좌로 빠졌다. 외국인 투수 2명이 동반 이탈하자 남지민에게 기회가 왔다. 독보적 1위의 SSG 상대로 첫 등판. 부담스러울 수 있었지만 남지민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총 투구수 54개 중 40개가 직구일 정도로 정면 승부했다.

한화 남지민 /한화 이글스 제공

1회 추신수에게 볼넷을 내준 뒤 4회 1사까지 10타자 연속 아웃을 잡아냈다. 삼진 2개 모두 직구를 결정구로 잡아냈다. 경기 후 남지민은 “SSG가 강한 상대인 건 알고 있었지만 힘대 힘으로 붙어보려 했다. (SSG 타자들이) 확실히 잘하는데 오늘 내 공이 좋았던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날 남지민의 직구 최고 구속은 149km까지 나왔다. 평균 구속도 144km. 
포수 최재훈도 직구 위주로 볼 배합을 유도했다. 남지민은 “내 볼이 밀리기 전까지 직구를 많이 활용하기로 플랜을 짰다”며 “(2020년 8월) 팔꿈치 수술을 하고 작년에 재활을 끝냈다. 비시즌에 웨이트를 열심히 하면서 준비한 것이 구속이 오른 이유 같다. 고교 시절에는 최고 147km까지 던졌다. 오늘 149km가 개인 최고 구속이다”고 말했다. 
한화 남지민 /한화 이글스 제공
2~3회 연속 7개의 공으로 삼자범퇴하며 시원시원한 투구를 이어간 남지민. 그러나 4회 1사 후 안타와 볼넷을 2개씩 주며 흔들린 게 아쉬웠다. 3회까지 타선도 7득점을 지원하며 데뷔 첫 승에 대한 기대감이 컸지만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남지민은 “정해진 투구수는 없었고, 내가 흔들려서 빼주신 것 같다. 주자가 쌓이다 보니 흔들렸는데 내가 확실히 막았더라면 내려가지 않았을 것이다. 교체에 대한 아쉬움은 있지만 다음 경기에선 오늘 4회 같은 모습 없이 초반처럼 공격적으로 승부하겠다”고 말했다. 
육성 응원 제한이 풀리면서 관중들의 뜨거운 열기도 처음 체감했다. 이날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는 7514명의 관중이 들어왔다. 2020년 입단한 남지민은 코로나 시대에 데뷔하면서 많은 관중들의 함성 속에서 던져본 적이 없었다. 첫 경험을 한 그는 “경기에 집중하면 잘 안 들릴 줄 알았는데 엄청 생생하게 들렸다. 팬분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며 교체될 때 받은 박수에 대해서도 “좋은 그림으로 내려간 게 아니었는데 엄청 감사하고 뿌듯했다”며 기뻐했다. 
한화 남지민이 불펜 피칭을 펼치고 있다. 2022.02.14 /OSEN DB
교체 후에는 덕아웃에서 선배 투수 김범수로부터 어깨 안마까지 받았다. 선배도 노고를 인정할 만큼 팀에 귀한 투구였다. 이후 남지민도 김범수의 어깨를 주무르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포착됐다. “범수형이 먼저 해주셔서 기브 앤 테이크로 나도 한 것이다”며 웃은 남지민은 “1군에서 던질 날은 기다렸는데 팀의 3연승에 도움이 돼 기분이 좋다. 앞으로도 과감하고 공격적으로, 도망가지 않는 투구를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