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성장통, 이름 바꾸고 팀 바뀐 22세 영건 "좋은 일만 있었으면…"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04.24 11: 13

이름을 바꾸고 한 달 만에 팀도 바뀌었다. 눈물의 성장통을 겪은 우완 투수 김도현(22)이 한화를 떠나 KIA에서 새출발한다. 
김도현은 지난 23일 투수 이민우, 외야수 이진영과 트레이드를 통해 한화에서 KIA로 팀을 옮겼다. 지난 2019년 2차 4라운드 전체 33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뒤 4번째 시즌에 트레이드를 처음 경험했다. 
김도현은 개명 전 김이환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겨울 어머니 권유로 개명을 결심했고, 지난달 23일 개명 절차를 완료해 KBO에 등록을 마쳤다. 그는 “야구를 잘하고 싶어 이름도 바꿨다”며 절박함을 보였다. 공교롭게도 개명 이후 한 달 만에 트레이드되면서 다시 새로운 변화를 마주하게 됐다. 

한화에서 KIA로 트레이드된 김도현 /OSEN DB

김도현은 한화 마운드의 핵심 유망주였다. 지난 2019년 데뷔 첫 해 1군 11경기에서 4승3패 평균자책점 4.26을 기록했다. 불같은 강속구는 없지만 과감한 몸쪽 승부와 체인지업으로 한용덕 당시 감독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지난 2020년 5월15일 대전 롯데전에선 댄 스트레일리와 선발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그해 10월7일 광주 KIA전이 마지막 승리로 이후 성장통을 겪었다. 지난해 14경기에서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7.62로 부진했다. 직구 평균 구속을 140km대로 끌어올렸지만 장점이던 제구가 흔들렸다. “어느 순간 공을 던지는 감각이 없어진 느낌이었다. 제구 난조로 투구하기 어려워 많이 울기도 했다”며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선배 정우람의 지원을 받아 지난겨울 제주도에서 합동 훈련을 하며 올 시즌 어느 때보다 열심히 준비했다. 메이저리거였던 김광현(SSG)과도 같이 운동하며 좋은 경험을 쌓았고, 스프링캠프 기간 4~5선발 후보로 경쟁을 벌였다.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불펜피칭을 준비하는 김도현을 바라보고 있다. /OSEN DB
개막 엔트리에 들었지만 지난 6일 광주 KIA전 구원으로 아웃카운트 하나 못 잡고 3피안타 1사구 2실점으로 무너졌다. 이튿날 2군으로 내려간 김도현은 퓨처스리그 2경기를 구원으로 나서며 조정했다. 홀드 1개를 챙기며 2이닝 무실점으로 막고 1군 복귀를 기다리던 중 트레이드로 정든 팀을 떠나게 됐다. 
김도현의 가능성에 기대를 걸었던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도 그와 이별이 아쉽다. 수베로 감독은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게 우리 삶이다”며 “올해 스프링캠프 투수조 MVP일 정도로 김도현이 가능성을 보여줬다. 좋은 체인지업과 커브를 갖고 있는 투수다. 아직 나이도 어리고, 장래가 유망한 선수다. 앞으로 좋은 일만 있었으면 좋겠다”며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서산 퓨처스 팀에 있던 김도현은 이날 SSG전이 열린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를 찾아 1군 선수단과 작별 인사를 했다. 경기 전 덕아웃 앞에서 한화 선수들과 마지막 파이팅을 함께 외친 뒤 KIA로 떠났다. 
한화에서 KIA로 트레이드된 김도현 /OSEN DB
새로운 환경은 선수에게 변화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 장정석 KIA 단장은 “김도현은 젊은 유망주다. 5선발로 뛴 경험도 있고, 최근 중간으로 던지는 것을 보니 괜찮다는 판단을 했다. 선발로 던질 때 다양한 구종을 보였고, 140km대 초중반 구속도 더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향후 성장 잠재력이 상당히 크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올 시즌은 불펜으로 던지면서 내년 시즌 선발 가능성을 볼 계획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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