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존 상단 포크볼…64억 FA도 115억 FA도 항의할만 했다. 왜?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2.04.25 03: 46

 올 시즌 KBO는 스트라이크존을 확대(정상화) 하기로 했다. KBO 심판위원회는 스프링캠프부터 각 구단을 찾아가 선수단에게 설명을 했다. 
그런데 스트라이크존 확대를 놓고 KBO도 우려했던 포인트가 있다. 스트라이크존 상단의 변화구(포크볼, 체인지업)다.
지난 3월 중순, KBO는 언론 미디어 대상으로 스크라이크존 확대 설명회를 가졌다. 당시 허운 심판위원장은 "가장 힘들고 논란의 소지가 될 만한 부분이 스트라이크존 상단에 걸치는 스트라이크 콜이다. 빠른 볼은 괜찮지만, 포크볼이나 체인지업 같은 변화구가 스트라이크존에 걸쳤을 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NC 손아섭(왼쪽)과 LG 김현수가 스트라이크 판정에 항의하는 모습. /OSEN DB

22~23일 KBO리그가 열린 야구장 중 세 곳에서 심판의 스트라이크 판정에 항의하는 일이 일어났다.
지난 22일 수원 NC-KT전, 9회 3-4로 뒤진 NC의 공격. 선두타자 손아섭은 KT 마무리 김재윤과 풀카운트 승부를 펼쳤다. 8구째 김재윤의 주무기 포크볼이 바깥쪽 높은 코스로 들어왔다. 포수 장성우는 포구한 미트 스트라이크존 안쪽으로 당기는 프레이밍을 했다.
오훈규 구심은 스트라이크 아웃 삼진콜을 했고, 볼넷이라고 판단하고 1루로 걸어가려던 손아섭은 깜짝 놀라서 펄쩍 뛰었다. 이후 손아섭은 심판에게 항의를 하지 않는 대신 포수 장성우에게 뭔가를 말하면서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롯데 시절 함께 뛴 절친한 사이. 심판에게 항의를 했다간 퇴장 당할 수 있는 상황에서 손아섭은 공을 받은 포수에게 항의 아닌 항의를 하는 모습이었다. 이동욱 NC 감독이 나와서 손아섭을 말렸고, 결국 손아섭은 벤치로 돌아갔다.
KT 위즈는 2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시즌 첫 맞대결에서 4-3으로 승리했다. 9회초 삼진 아웃된 NC 손아섭이 포수 장성우에게 판정에 관해 말하고 있다 .2022.04.22 / soul1014@osen.co.kr
23일 잠실 LG-두산전, 3회 1-3으로 뒤진 LG의 공격. 무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현수는 두산 선발 미란다의 초구 한가운데 높은 공이 스트라이크로 선언되자, 이계성 구심에게 항의했다.
포크볼이 낙차를 보이며 떨어졌는데, 심판은 스트라이크 콜을 했다. 상단에 걸친 것으로 판단한 듯. 그러나 타자 입장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높은 코스였다. 볼이라고 판단한 김현수가 판정에 거듭 불만을 표출하자, 심판은 퇴장을 선언했다. 김현수의 퇴장으로 문보경이 대타로 나와 경기가 진행됐다.
23일 대구 롯데-삼성전. 1-1 동점인 5회 1사 1루에서 삼성 피렐라는 볼카운트 1볼 2스트라이크에서 4구째 직구를 지켜봤고, 김성철 구심은 스트라이크 삼진 아웃을 선언했다. 그러자 피렐라는 삼진 판정에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며 심판에게 격렬하게 항의했다. 퇴장 선언.
피렐라의 삼진은 스트라이크존 안에 들어오는 것이 명백하게 보이는 직구였다. 바로 앞서 구자욱의 사구로 인해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났는데, 피렐라가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것인지 판정에 예민하게 반응했다.
손아섭과 김현수가 항의를 한 장면이 공교롭게 스트라이크존 상단의 포크볼이었다. 허운 심판위원장이 논란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던 부분이다. 이틀 연속 비슷한 장면이 나왔고, 손아섭과 김현수는 높은 코스의 포크볼 스트라이크 판정에 불만을 표현한 것이다. 항의할 만한 상황이었다. 손아섭은 포수에 하소연을 하면서 퇴장은 모면했고, 김현수는 심판에 항의하다 퇴장 당했다.  
KBO와 심판위원회의 스트라이크존 확대(정상화)는 긍정적인 면이 많다. 볼넷을 줄어들면서 투수와 타자 모두 공격적으로 임하고, 경기 시간은 줄어들고 있다. 이동욱 NC 감독은 "(스트라이크존 확대) 방향성은 맞다. 찬성한다"고 했다. 
타자들이 이전 보다 넓어진 스트라이크존에 불리하고, 적응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다. 심판은 이전에는 스트라이크를 선언하는데 소극적이었던 존 좌우에 걸치는 듯 한 공, 하이패스트볼에 적극적으로 스트라이크 콜을 하고 있다. 타자들은 기존보다 높거나 멀어 보이는 공이 스트라이크로 판정되면 빠졌다는 반응이 나오기 마련이다. 초반 혼동은 어느 정도 감내해야 할 것이다.
허운 심판위원장은 "S존에 살짝 걸치는 공은 이전에는 볼이었는데, 앞으로는 스트라이크로 선언할 것이다. 약간 빠지는 것을 스트라이크로 손을 들 수는 있는데, 그것에 뭐라고 하면 원점으로 돌아가게 된다. 타자들이 적극적으로 쳐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런데 스트라이크존이 확대(정상화)됐다고 하지만, 스트라이크존 상단에 걸치는 떨어지는 변화구를 스트라이크 콜을 한다면 타자 입장에서는 눈높이로 오는 공도 쳐야 할 지도 모른다. /orange@osen.co.kr
3회초 무사 1루 상황 LG 김현수가 이계성 주심에게 스트라이크 콜 판정에 강하게 항의하다 퇴장 명령을 받았다. 그라운드를 빠져나가며 재차 어필하는 김현수와 이를 말리는 유지현 감독. 2022.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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