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가 FA 시장에 이어 트레이드 시장까지 화끈한 투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KIA는 이번 주말 이레적으로 이틀 연속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23일은 한화 이글스와 투수 이민우(29)와 군필 외야수 이진영(25)을 주고 젊은 투수 김도현(22)을 영입했다. 24일에는 키움 히어로즈의 포수 박동원(32)을 영입하고, 내야수 김태진(27)과 2023 드래드프 2라운드 지명권에 현금 10억 원을 건넸다.
KIA는 지난해 가을 최준영 대표이사-장정석 단장-김종국 감독 체제로 출발한 이후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다. FA 시장이 열리자 발 빠르게 움직여 나성범(33)을 6년 150억 원에 입도선매했다. 미국 도전을 마치고 돌아온 에이스 양현종(34)과도 4년 103억 원의 FA 계약을 했다. 100억 원이 넘는 FA 2명을 동시에 영입하기는 창단 이후 처음이다. 두 선수는 투타의 기둥 노릇을 하고 있다.

KIA는 동시에 트레이드도 적극 추진해왔다. 이미 박동원 영입은 지난 1월부터 꾸준히 제기되어왔다. 김종국 감독과 장정석 단장이 포수 전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함께 했다. 키움과 협상을 벌였고 성사 직전 단계에서 간판타자 FA 박병호의 KT행 유탄을 맞아 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KIA는 개막 앞두고 5강 이상의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막상 개막 뚜껑이 열리자 전력에 빈틈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타선 부진과 함께 강한 공격력을 갖춘 포수의 필요성이 더욱 절감해졌다. 키움과 다시 협상을 벌여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주전급 백업선수 1명과 지명권에 현금까지, 거물급 FA 영입과 맘먹는 윈나우 투자였다.
KIA가 2002년 해태를 인수해 출범한 이후 전력보강을 위해 몇 차례 과감한 투자를 한 적이 있다. 2003년 1월 마무리 진필중과 해결사 빅재홍 현금성 트레이드, 시즌을 마치고 FA 강타자 마해영 영입을 한 바 있다. 우승 베팅이었지만 효과가 두드러지지 않으면서 외부 영입은 주춤했다. 빅딜과 외부 FA 시장에도 참전하지 않았다.
그러다 2017년을 앞두고 과감한 투자를 했다. FA 최형우를 100억 원에 영입했고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려다 유턴한 FA 양현종과 1년 23억 계약을 했다. FA 나지완과도 4년 40억 원에 재계약했다. 이듬해 4월 외야수 이명기와 포수 김민식을 영입하는 트레이드를 통해 탄탄한 전력을 구축해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구었다.
이번 전력보강 드라이브는 2017년과 흡사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당시는 내부 전력이 강했다. 공수주를 갖춘 외야수 로저 버나디나가 특급 타자로 활약했고, 김선빈, 나지완, 이범호, 김주찬 등이 버티고 있었다. 20승을 따낸 헥터 노에시와 팻딘 등 외국인 투수들도 탄탄했다.
2017년과 비교한다면 현재 KIA의 내부전력이 강하다고 볼 수 없다. 투수 션 놀린과 로니 윌리엄스, 외야수 소크라테스 브리토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주축타자 최형우가 부진의 늪에 빠져있다. 과감한 투자에 걸맞는 성적을 낼 것인지 KIA 행보가 더욱 관심을 받게 됐다. 결국은 박동원이 가세해 얼마나 시너지 효과를 내느냐에 달려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