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연패 한 것 같았다" 충격받은 승률 8할, 1위 팀이 이렇게 간절할 수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04.25 06: 16

KBO리그 최초 개막 17경기 15승(2패) 이후 2연패. 시즌 첫 연패는 짧았지만 1위 SSG의 충격은 상당했다. “7연패 한 것 같은 분위기였다”는 게 주장 한유섬의 표현. 16승4패, 승률 8할 팀의 엄살처럼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짧은 연패도 견디기 힘든 간절함이 있기에 이렇게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 
SSG는 지난 22~23일 대전 한화전에서 시즌 첫 연패를 당했다. 첫 날 시즌 첫 무득점으로 침묵하며 0-2로 졌고, 이튿날에는 2-9로 완패했다. 시즌 최다 점수차 패배. 긴 시즌을 치르다 보면 연패를 피할 수 없지만 SSG로선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한 한화에 당한 2연패였다. 
더군다나 한화는 외국인 투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으로 동반 이탈하면서 대체 선발 장민재, 남지민을 연이어 투입했다. 그런데 SSG 타선은 두 투수 공략을 못했다. 김원형 SSG 감독은 “야구가 참 복잡 미묘하다. 전력만으로 모든 상대를 이길 수 없다”고 했다. 팀이 끌려다니는 모습에 손바닥 통증이 있는 최정이 대타 출장을 자청하기도 했다. 

SSG 한유섬 /OSEN DB

최정이 4경기 연속 선발 제외된 가운데 한유섬, 추신수, 최주환 등 좌타자들의 잘 맞은 타구들이 한화의 수비 시프트에 걸리면서 경기가 꼬였다. 주중 사직 롯데전 2승1패 위닝시리즈를 거두고 대전으로 돌아온 한화 젊은 선수들의 기세가 바짝 올랐다. 24일 경기도 SSG에 쉽지 않았다. 23일 경기에서 발목을 삐끗한 추신수가 보호 차원에서 1군 엔트리에 말소된 가운데 4회 1사까지 한화 선발 김민우에게 퍼펙트로 막혔다. 
이렇게 답답한 흐름을 ‘캡틴’ 한유섬이 바꿨다. 4회 2사 1루에서 김민우의 3구째 한가운데 몰린 직구를 놓치지 않고 걷어올렸다. 중앙 백스크린을 훌쩍 넘어가는 비거리 130m 대형 투런포. 이날 경기 첫 안타가 역전 결승포였다. 타구가 담장 밖으로 넘어간 순간 한유섬은 1루를 돌면서 오른팔을 번쩍 들었다. SSG는 9회 1사 만루 위기를 실점 없이 극복, 한화에 3-1로 승리하며 2연패를 끊었다. 
SSG 한유섬 /OSEN DB
경기 후 한유섬은 “3연전 내내 타선이 막혀 있었다. 큰 것 한 방이 나오면 속이 뚫리면서 돌파구가 될 것 같았는데 내가 쳐서 기분이 좋다. 투수들이 잘 던져줬는데 타자들이 답답한 경기를 했다. (최)정이 형이 빠진 게 크지 않나 싶다. 그래도 이렇게 정이 형 없이 이겼다. 다른 선수들도 이를 갈면서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즌 초반 흐름이 정말 좋았다. 한 번씩 진 경기도 있었지만 1패 하고 바로 승리했다. 처음으로 연패를 하다 보니 7연패를 한 것 같은 분위기였다. 데미지가 배로 왔다”며 “오늘 모든 선수들이 이겨야 한다는 마음을 먹었다”고 이야기했다. 
홈런을 치고 주먹을 불끈 쥐며 팔을 든 것도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살리기 위한 주장의 몸부림이었다. 그는 “어릴 때 홈런을 치면 너무 좋아서 손을 들곤 했는데 최근에는 플레이오프나 중요한 경기가 아니면 상대팀에 자극이 될 수 있어 (표현을) 잘 안 했다. 하지만 오늘은 숨통이 트이는 느낌이 들었다.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올려보고자 했다. 다음부터 자제하겠다”며 웃었다. 
SSG 선수들이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2.04.02 /OSEN DB
개막 10연승에 따른 피로감이 이번 3연전에 온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한유섬은 “피곤해서 졌다고 말하는 건 프로답지 못하다. 한화가 수비에서 시프트 활용을 잘했다. 기존 위치였다면 안타가 되는 코스에 수비가 있었다. 안타가 될 게 범타가 되면서 우리 타자들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다. 한화 투수들도 좋았고, 타격감들이 좋아 힘든 경기를 한 것이다”며 “개인적인 목표보다 팀이 이기는 것만 생각한다. 내가 무안타를 치더라도 팀이 이기면 오케이”라는 말로 팀 퍼스트를 강조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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