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희(롯데)에게 팀 선배 이대호와 한화 노시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학연(경남고 동문)으로 얽혀 있기도 하지만 비슷한 유형의 타자이기 때문.
포스트 이대호. 한동희의 이름 석자 앞에 따라붙는 수식어다. 이대호처럼 롯데를 넘어 KBO리그를 대표하는 오른손 강타자가 되길 바란다는 의미에서다.
데뷔 첫해인 2018년 타율 2할3푼2리 49안타 4홈런 25타점, 2019년 2할3리 38안타 2홈런 9타점에 머물렀던 한동희는 3년차부터 타격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2020년 타율 2할7푼8리 128안타 17홈런 67타점에 이어 지난해 타율 2할6푼7리 113안타 17홈런 69타점으로 상승 곡선을 그렸다.

올해 들어 제대로 만개했다. 한동희는 25일 현재 타율(.417), 홈런(6개), 장타율(.764), OPS(1.220) 등 4개 부문 선두를 질주 중이다. 이제 '포스트 이대호'라는 수식어보다 한동희 이름 석자만으로도 엄청난 임팩트가 느껴진다.
올 시즌이 끝난 뒤 현역 생활을 마감하는 이대호와 함께 하는 마지막 시즌을 의미있게 보내는 게 한동희의 바람. 그는 "선배님께서 '야구장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고 좀 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자주 말씀해주신다. 선배님께서 알려주시는 상황별 타격과 경기 흐름을 읽는 방법이 많은 도움이 된다"고 했다.
아직 시즌 초반이다 보니 마지막 시즌이라는 게 크게 와닿지 않는 듯했다. 한동희는 "아직까지 그렇게 와닿지 않지만 시즌이 거의 끝날 무렵 많이 와닿지 않을까. 한 경기 한 경기 소중하게 여기며 선배님과 좋은 추억을 쌓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한동희에게 이대호가 좇아야 할 대상이라면 노시환은 함께 나아가야 할 동반자와 같다. 그는 경남고 1년 후배인 노시환을 두고 이렇게 표현했다. "시환이는 고등학교 때부터 함께 하면서 야구가 잘될 때나 안될 때나 이야기를 자주 나눈다. 항상 서로 도와주는 사이다".
한동희와 노시환 모두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승선을 목표로 잡았다. 그는 "시환이와 '아시안게임에 함께 가자'는 이야기를 자주 나눈다"고 태극마크를 달고 싶은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올해 들어 타격감이 완전히 물오른 그는 "예전에는 타석에 들어서면 생각이 많았는데 이제는 타석에서 좀 더 확신을 가지고 들어가서 단순하고 과감하게 스윙한다"고 비결을 공개했다. 거침없는 한동희. 올 시즌 KBO리그에서 가장 무서운 타자로 우뚝 섰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