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툴 플레이어’의 운동신경과 재능으로 메이저리그 무대를 노크했고 기대를 모았던 미네소타 트윈스의 바이런 벅스턴(29)은 언제나 부상에 발목이 잡혀 재능을 꽃피우지 못한 케이스였다.
벅스턴은 메이저리그 ‘유리몸’의 대표격인 선수였다. 지난해는 식사 중에 치아가 손상되는 허처구니 없는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2012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지명을 받았고 2015년 데뷔했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7년 동안 연 평균 70경기 가량 출장에 그쳤다. 2017년 140경기나 출장했지만 타율 2할5푼3리(462타수 117안타) 16홈런 51타점 29도루 OPS .727의 성적을 남겼다. 타격 수치는 아쉬웠지만 골드글러브를 수상하며 ‘가짜 재능’은 아니었음을 알렸다. 그리고 이후 100경기 출장 시즌이 단 한 번도 없을 정도였다.
그래도 미네소타는 벅스턴의 재능을 포기할 수 없었다. 지난해 61경기 밖에 나서지 않았지만 타율 3할6리(235타수 72안타) 19홈런 32타점 9도루 OPS 1.005의 활약을 펼쳤다. 경기에 건강하게 나설 수만 있다면 벅스턴의 가치는 엄청났다. 가장 기본적인 전제조건을 수행하지 못해 벅스턴은 최고의 선수가 될 기회를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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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의 활약으로 이제 벅스턴은 다를 것이라고 미네소타는 생각했다. 유리몸의 위험부담을 버릴 수는 없었지만 그렇다고 벅스턴을 포기할 수도 없었다. 7년 1억 달러(약 1250억 원)의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확신했다.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보스턴과의 원정경기에서 주루플레이 도중 우측 무릎에 통증을 느꼈다. 이후 17일 경기에서는 아예 나서지 않았다. 그만큼 벅스턴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렇게 관리하는 이유는 다르지 않다. 1억 달러 선수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현 시점에서 미네소타에서 벅스턴을 대체할 수 있는 선수는 없고 리그에서도 벅스턴을 능가하는 선수가 없기 때문. 벅스턴은 올해 타율 3할5푼1리(37타수 13안타) 6홈런 11타점 OPS 1.361로 대폭발하고 있다. 현재 메이저리그 홈런 공동 1위다.
지난 24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경기에서 4타수 4안타(1홈런) 2타점으로 활약하더니 25일에는 역사적인 홈런을 날렸다. 25일 화이트삭스와의 경기, 연장 10회말 3-4로 끌려가던 경기 1사 2,3루 기회에서 끝내기 3점포를 터뜨렸다. 홈구장인 타깃필드 3층 관중석에 꽂히는 대형 끝내기 홈런. 비거리는 469피트, 약 143m로 기록됐다. ‘스탯캐스트’로 측정을 시작한 2015년 이후 최장 비거리의 끝내기 홈런으로 기록됐다.
미네소타 전체가 들썩거렸다. 선수단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로코 발델리 감독은 “지금 이 세상에서 그보다 나은 선수는 없다. 그라운드에 나서서 뛰어다닐 때 그는 세계 최고의 선수라고 생각한다”라고 비교적(?) 점잖게 극찬했다.
경기 후 동료들은 더욱 목소리를 높였다. 미겔 사노는 “우리는 당장 그의 동상을 세워야 한다”라며 역사적인 선수가 되어가는 벅스턴을 칭송했고 올해 프리에이전트로 합류한 유격수 카를로스 코레아는 “경기 최고의 선수!”라며 벅스턴을 치켜 올렸다.
물론 벅스턴은 언제나 긴장을 해야 하는 선수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부상을 당할지 모른다. 하지만 현재는 유리몸에서 방탄유리로 진화한 모양해다. 지금과 같은 페이스가 계속된다면 1억 달러의 장기 계약은 미네소타 입장에서 아깝지 않은 투자가 될 것이 분명하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