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약체 아니다" 이대호의 단언...'IF'가 현실이 되자 혹평 뒤집었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04.25 18: 25

올해 롯데 자이언츠의 시즌 전망은 ‘2약’이었다. 손아섭(NC)의 이탈 여파가 클 것이라고 봤고 외국인 선수들 모두 교체됐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도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롯데 전력의 상수는 극히 드물었다. 상수만으로는 하위권 성적을 면하기 힘들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만큼 롯데 전력은 변수 투성이였고 ‘IF’의 가정이 많이 붙었다.
하지만 IF가 현실이 된다면 롯데도 다크호스 이상으로 상위권 팀들을 위협할 가능성이 높았다. 잠재적인 전력이 상수로 거듭난다면 롯데만큼 무서운 팀은 없었다.
“누가 2약이라고 하던가요? 우리 약체 아닙니다”라고 되묻던 최고참 이대호의 확신. 19경기를 치른 현재까지 롯데는 11승8패의 성적으로 공동 3위에 올라 있다. 시즌 초반이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롯데는 ‘IF’라고 여겨졌던 변수들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흐르며 상위권에 포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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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한 연승은 없지만 잔잔하고 꾸준하게 승리를 쌓고 있다. 19경기 시점에서 승패마진 +3 이상을 기록한 것은 2012년(12승6패1무) 이후 10년 만이다. 개막 5연승을 달렸던 2020시즌에는 19경기에서 10승9패였다.
잠재력이 터지기를 기다렸고 이제는 전력의 중심부로 다가와주길 바랐던 선수들이 제 몫을 해주며 팀 전체가 상승 기류를 타고 있다.
한동희의 ‘스텝 업’이 대표적. 타율(.417), 홈런(6개), 최다안타(30개), 장타율(.764), OPS(1.220) 등에서 리그 1위를 기록하며 ‘포스트 이대호’의 진면목을 과시하고 있다. 현재 롯데는 ‘동희 자이언츠’라고 불려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한동희의 공헌도가 팀 공격력의 절반 가까운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불펜진에서는 모처럼 좌완 필승조를 발굴했다. 김유영이 10경기 7홀드 평균자책점 3.00(9이닝 3자책점) 9탈삼진의 성적을 기록하면서 필승조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마무리 김원중이 부상으로 개막 엔트리에 합류하지 못하면서 불안해진 불펜진에서 기둥을 자처했다. 불펜진 재편의 선봉에 서게 된 셈이다.
각각 2018년, 2014년 1차 지명 선수인 한동희와 김유영이 잠재력을 확실하게 터뜨리면서 불안했고 의문으로 남았던 지점들이 해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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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새 외국인 투수인 찰리 반즈는 과거 롯데의 최장수 외국인 투수였던 브룩스 레일리(현 탬파베이)를 잊게 하는 활약상으로 에이스로 등극했다. 5경기 4승 평균자책점 0.54의 특급 성적을 남기고 있다.
여기에 임시 마무리 최준용의 연착륙, 트레이드로 합류한 이학주의 알토란 활약 등이 전력의 물음표를 지우는데 한몫했고 상승세에 숨은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동희, 김유영, 반즈 등의 활약이 지금처럼 이어진다면 더할나위 없다. 그래도 장기레이스에서 부침은 피할 수 없는 요소. 그럼에도 롯데가 더욱 희망을 품을 수 있는 이유는 팀 전력의 잠재력이 아직 완전히 터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반즈와 원투펀치를 이룰 글렌 스파크맨은 부상에서 회복해 점점 본궤도에 올라서는 단계이고 지난 23일 삼성전 5이닝 2실점으로 데뷔 첫 승을 따냈다.
회복 절차가 정상적으로 진행된다면 5월 초에는 앞선 2년간 60세이브를 올린 김원중도 부상에서 돌아온다. 필승조가 더 탄탄해진다.
그리고 좀처럼 공에 방망이를 맞히지 못해던 DJ 피터스가 지난 주부터 살아나고 있다. 시즌 타율은 여전히 1할9푼2리에 불과하자만, 지난 주 6경기에서 타율 3할2푼(25타수 8안타) 2홈런 7타점 OPS 1.026으로 회복세를 과시하고 있다. 적응기를 마치면서 장타력이 살아날 경우 타선에 힘이 실릴 수 있다.
‘봄데’의 비아냥이 따라오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럼에도 현재 롯데는 ‘봄데’를 즐기고 만끽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한 번 더 도약할 수 있는 힘을 숨겨놓고 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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