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즐긴다"….'짐승' 대관식 장소, 사직이 안성맞춤 [오!쎈 부산]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04.26 22: 38

이제는 롯데가 ‘짐승’에 대한 공포는 김강민(40)에게 느낄 필요가 없을 듯 하다. ‘아기 짐승’ 최지훈(25)이 진정한 ‘짐승’이 공포를 안겨줄 듯 하다.
최지훈은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3안타 3타점 1사구로 맹활약을 펼치며 팀의 8-1 승리를 이끌었다.
롯데 팬들에게 김강민은 공포의 이름이다. 2000년대 후반에서 2010년대 초반, 과거 SK 시절에 롯데를 상대로 맹활약을 펼쳤기 때문. 정규시즌에도 매서웠지만 포스트시즌에는 공포심을 안겨줄 정도로 김강민의 활약상은 대단했다. 롯데 팬들은 이제 불혹이 된 김강민에게도 여전한 공포를 느끼고 있다.

SSG 랜더스 최지훈이 6회초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2022.04.26 / foto0307@osen.co.kr

그러나 이제 이 공포심은 김강민의 후계자에게 고스란이 이어질 듯 하다. 김강민의 후계자가 되어가면서 ‘아기 짐승’이라고 불릴 정도로 플레이 스타일이 닮았다. 그런데 롯데 상대로 강한 것마저도 똑같다. 특히 지난해 사직구장에서 타율 3할2푼3리(31타수 10안타) 2홈런 8타점 8득점으로 맹활약을 했다.
올해 첫 롯데와의 맞대결이 사직에서 열렸다. 약속이나 한듯이 최지훈은 날아다녔다. 1회 선두타자로 등장해 좌전 안타로 출루했고 2루 도루에 성공했다. 하지만 후속타가 터지지는 않았다.
그리고 2회초 1-0으로 앞서던 1사 만루 기회에서는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뽑아내며 달아나는 점수를 직접 만들었다.
4회초 1사 1루에서는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한 최지훈. 6회초에는 쐐기점을 스스로 만들었다. 6회초 1사 1,3루 기회에서 최지훈은 우익수 키를 넘기는 적시 2루타를 터뜨리며 추가점을 안겼다. 2회 4점을 뽑은 뒤 한동안 추가점이 없었던 SSG는 최지훈의 적시타로 한숨을 돌렸고 이후 2점을 더 뽑아내며 승기를 굳혔다.
이제는 ‘짐승’의 수식어가 김강민이 아니라 최지훈에게 붙여야 하는 게 맞는 듯 하다. 그리고 그 대관식의 장소로 사직구장은 손색이 없었다.
최지훈은 "첫 주의 시작을 분위기 좋게 이기고 좋게 시작해서 기분 좋다. 지난 주에 제가 부진했었는데 바로 빠르게 빠져 나온 것 같아서 긍정적이었다"라며 "특별한 것은 없었다. 아직 시즌 많이 남았으니까 편한 마음으로 임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지난 주에도 타격감이 안좋았다기 보다는 급했다. 지난 주 첫날부터 지고 좋지 않은 흐름으로 가서 조급했다. 이번 주는 시작부터 좋은 흐름으로 갔다. 밝은 분위기 속에서 경기를 했던 게 시작이 좋지 않나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아기 짐승'이라는 별명에 대해서 물었다. 지난해까지 부담스러웠다고. 하지만 올해는 그 별명을 즐기고 있다. 그는 "데뷔 시즌, 그리고 두 번째 시즌도 부담스러웠다"라며 "김강민 선배님은 20년 넘게 이 팀에 계셨고 외야에서 지금도 수비로는 인정을 받는 선배시지 않나.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올해는 그 별명을 즐기고 있다. '짐승'이라는 별명을 붙여주셔서 감사하고 별명에 걸맞는 좋은 경기 펼치려고 하다 보니까 더 노력하게 되는 것 같다"라고 웃었다.
아울러 이날 최지훈은 부모님 앞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지난해 사직구장에서 만루홈런을 쳤을 당시에도 부모님이 방문한 바 있다. 그는 "작년에도 부모님께서 오셨을 때 만루홈런을 친 좋은 기억이 있는데 오늘도 부모님 앞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드릴 수 있어 기쁘다. 앞으로도 자주 모셔야 할 것 같다"라고 웃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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