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 신고식으로 더할 나위 없었다. 초반 실책으로 불안감을 조성하더니 중반 에이스 투수를 공격적으로 리드하며 분위기를 바꾸고, 막판 화끈한 홈런포로 극적 효과를 더했다.
키움에서 KIA로 트레이드된 포수 박동원이 이적 후 첫 경기에서 존재감을 뽐냈다. KIA가 많은 것을 포기하면서 기대했던 바로 그 모습이었다.
KIA는 지난 24일 키움에 현금 10억원, 내야수 김태진, 2023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을 주면서 박동원을 데려오는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KBO는 세부 내용을 신중히 검토해 지난 25일 트레이드를 승인했다.

박동원은 26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KIA 유니폼을 입고 첫 출장했다. 포수로 선발 출장한 그는 에이스 투수 양현종과 호흡을 맞췄다. KIA로 트레이드 되자 인터뷰에서 양현종의 공을 가장 받아보고 싶다고 했던 그였다. 김종국 감독은 박동원이 KIA 투수들의 공을 빨리 받아오면서 호흡을 맞춰가길 바랐다.
박동원은 첫 경기부터 많은 것을 투자해 자신을 영입한 KIA의 기대치를 채워줬다. 양현종과 처음 호흡을 맞춘 1회는 불안했다. 양현종은 장타를 피하려고 지나치게 코너워크를 하다가 투구수가 많아졌고 볼넷 2개로 위기를 맞았다. 적시타 2개를 허용했고, 박동원은 2루 도루를 저지하려다 송구 실책으로 한 점을 헌납했다.
경기 후 박동원은 "어제 긴장도 되고 설레는 마음도 있어서 잠을 제대로 못잤다. 첫 경기를 뛰었는데 초반에 내 실책도 나오면서 경기가 어렵게 풀려나가자 더 긴장을 했던 거 같다"고 말했다.
2회 부터 양현종과 좋은 호흡으로 공격적인 피칭으로 흐름을 바꿨다. 이후로 무실점 투구를 리드했고, 팀 타선이 5회 3-3 동점을 만들었다. 양현종은 1회 3실점했지만, 박동원의 리드에 7회 2아웃까지 추가 실점없이 잘 막아냈다.
김종국 감독은 경기 후 "박동원이 처음 양현종 투수와 호흡을 맞춰봤는데 공격적인 리드도 좋았고 전반적으로 무난하게 잘 해준 거 같다. 마지막에 홈런까지 쳐내면서 기대에 보답해준 거 같다"고 칭찬했다.
2회 첫 타석은 삼진, 5회 두 번째 타석에선 동점의 시발점이 되는 우전 안타를 때렸다. 6회 외야 뜬공 아웃, 8회 1사 2,3루에서 자동 고의4구로 출루해 추가 득점을 올렸다. 9회 2사 3루, 마지막 타석이 하이라이트였다. 파울 타구를 때리며 다리가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박동원은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홈런을 때린 그는 오른 다리를 절뚝이면서 그라운드를 돌았다. 덕아웃에서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도 제대로 나누지 못한 채 라커룸으로 들어가 마사지 치료를 받았다. KIA 구단 관계자는 "박동원 선수는 오른쪽 허벅지 근육 뭉침으로 마사지를 받았고, 27일 병원 검진을 받을 예정이다"고 밝혔했다. /orang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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