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FA 투수 최대어로 평가받는 한현희(29.키움)의 고난이 계속 되고 있다.
한현희는 지난 1월 개인 훈련 중 야구공을 잘못 밟아 오른쪽 발목 인대 손상을 입었다. 스프링캠프를 건너뛰며 재활에 집중했고, 지난 7일부터 퓨처스리그에서 실전 등판을 시작했다.
19일까지 퓨처스리그 3차례 등판에서 평균자책점 8.38으로 부진했지만 1군의 부름을 받았다. 24일 고척 KIA전이었다. 그러나 이날 한현희는 2⅓이닝 6피안타(1피홈런) 3볼넷 9실점(8자책)으로 난타를 당하며 패전을 안았다. 이튿날 곧바로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26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한현희에 대해 “2군에서 구속이나 몸 상태는 괜찮다고 생각했다. (KIA전에도) 구속은 문제없었지만 (전체적으로) 준비가 덜 된 상태였다. 조금 더 준비 시간이 필요하지 않나 싶어 내렸다”고 밝혔다.
KIA전에서 한현희의 직구 구속은 최고 150km, 평균 147km로 부상 전과 비교해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제구가 되지 않았고, 좌타자들에 집중타를 맞고 3회 강판을 당했다. 당분간 2군에서 조정기를 갖게 됐고, 1군 복귀 시점도 아직 불투명하다.
한현희로선 속이 탈 노릇이다. 한현희는 지난해 여름 원정 숙소를 이탈한 뒤 코로나 방역 수칙을 위반하면서 KBO와 구단으로부터 각각 36경기, 15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로 인해 1군 등록일수 부족으로 FA 자격도 1년 뒤로 늦춰지고 말았다.

지난겨울 FA 시장은 역대급 과열 양상을 보였다. 투수 최대어로 평가됐던 한현희가 매물로 나왔다면 큰돈을 손에 쥐었을 것이다. 아쉬움을 제쳐두고 올 겨울 FA 시장을 노리고 있지만 시즌 전부터 부상을 당했고, 1군 첫 등판 부진으로 고난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2년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상위 지명돼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은 한현희는 1군 10시즌 통산 396경기 59승40패8세이브105홀드 평균자책점 4.29를 기록 중이다. 896이닝 동안 삼진도 718개를 잡았다. 2013~2014년 2년 연속 홀드왕에 올랐고, 선발 전환 후 2015년과 2018년 두 시즌이나 11승을 올렸다. 역대 최초 홀드왕 출신 선발 10승으로 선발과 불펜 양쪽 모두 검증된 투수다.
지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일찌감치 병역 문제도 해결했다. 20대 후반 FA로 대박을 터뜨릴 기회였지만 지난해 그 사건으로 첫 번째 기회를 날렸다. 올해 두 번째 기회를 살리는 것도 쉽지 않은 분위기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