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호도 없고 헨리 라모스도 없는 KT 위즈가 42억 해결사의 한방으로 승리를 낚아챘다.
KT 이강철 감독은 27일 수원 KIA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중심타선을 어떻게 꾸렸냐는 질문에 한숨을 쉬었다. 강백호, 라모스 두 핵심 전력이 나란히 발가락 골절로 이탈하며 중심의 전력이 크게 약화됐기 때문이다. 전날은 김민혁-박병호-오윤석 트리오를 꺼내들었지만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한 터.
이날은 KIA 좌완 션 놀린을 맞아 오윤석-박병호-장성우로 이어지는 우타 클린업트리오를 구축했다. 이상적인 타선은 아니지만 이 감독은 “상대 투수에 맞췄다기보다 현재 우리 라인업에서 가장 잘 치는 선수를 넣었다”고 이들을 향한 신뢰를 보였다.

0-0으로 맞선 1회부터 이 감독의 용병술이 적중했다. 1사 후 황재균이 우전안타, 오윤석이 좌측 2루타로 2, 3루를 만든 가운데 박병호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42억 포수’ 장성우가 우중간 워닝트랙으로 향하는 큼지막한 2루타로 주자 2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기선을 제압하는 적시타였고, 결과적으로 이 한방이 이날의 결승타로 기록됐다.
KIA 선발 놀린의 제구는 완벽에 가까웠다. 1회에만 2실점 난조를 보였을 뿐 6회까지 단 한 차례의 득점권 위기만을 맞이하는 호투를 선보였다. 6이닝 6피안타 1볼넷 3탈삼진 2실점 호투와 함께 투구수가 98개였는데 그 중 스트라이크가 70개(볼 28개)에 달할 정도로 투구가 정교했다. 1회 장성우의 2타점 2루타가 더욱 돋보인 이유였다. 장성우는 이후 6회에도 좌전안타를 치며 2경기 만에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놀린이 내려간 7회 1점을 더 추가한 KT는 KIA를 3-1로 꺾고 최근 2연패 탈출과 함께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강백호, 라모스의 동반 이탈로 중심이 헐거워졌지만 장성우가 모처럼 몸값에 걸맞은 한방을 터트리며 이들의 공백을 무색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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