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5번 타순이 최대 약점으로 떠올랐다. 4번 노시환을 뒷받침할 5번 타순에 구멍이 나면서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7일까지 시즌 22경기에서 한화의 5번 타순은 타율 1할5푼7리 무홈런 7타점 OPS .408에 그치고 있다. 타율은 삼성(.151) 다음으로 낮고, OPS는 압도적 꼴찌. 이 부문 1위 SSG(.811)의 절반 수준이다. 8번(.228) 다음으로 한화 팀 내에서 가장 약한 타순이기도 하다.
5번 타순에 가장 많이 들어선 하주석이 58타수 11안타 타율 1할9푼으로 고전하고 있는 게 아쉽다. 6~7번 타순에서 22타수 8안타 타율 3할6푼4리로 활약한 하주석이지만 5번 타순에만 들어가면 힘을 쓰지 못한다.

최근 2경기에선 김태연이 5번 타순에 들어갔지만 7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지난 27일 대전 키움전에서 한화는 1회 2사 2루 찬스가 있었지만 4번 노시환이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나간 뒤 김태연이 4구 만에 삼진을 당하며 득점 기회를 날렸다.
김태연은 최근 2경기 포함 5번 타순에서 10타수 무안타로 완전히 막혔다. 이성곤도 5번 타순에 16타석 나왔지만 14타수 2안타 타율 1할4푼3리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현재까지 5번 타자 적임자가 없다.
3~4번과 함께 팀의 중심타자가 맡아야 할 5번 타순은 해결 능력을 갖춘 타자가 주로 맡는다. 3~4번 다음에 득점 찬스가 자주 걸리는 타순이라 5번 타자의 경쟁력이 팀의 득점력으로 직결된다. 그러나 5번에서 자꾸 막히는 한화는 평균 3.5득점으로 이 부문 8위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한화는 5번 타순 OPS가 6위(.727)로 리그 평균 수준이었다. 시즌 초반 노시환이 5번을 치면서 쌓은 기록이 주를 이뤘다. 후반기에는 대체 외국인 타자 에르난 페레즈가 맡아 그런대로 쳐줬다.
올해는 새 외국인 타자 마이크 터크먼이 3번에 들어가면서 하주석이 5번으로 이동했는데 크게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는다. 시범경기 때 수베로 감독은 “4번 타자 뒤에 컨택이 좋은 타자가 들어가는 것도 괜찮다”며 1번 정은원을 5번으로 옮기는 실험을 하기도 했지만 정규시즌에는 거둬들였다.
5번 타순이 지금처럼 터지지 않으면 4번 노시환이 집중 견제를 받을 수밖에 없다. 지난주부터 감을 찾은 노시환이 상대 유인구에 쉽게 말리지 않고 있지만 견제가 반복될수록 흔들릴 수 있다.

5번 타순 해법을 찾아야 할 수베로 감독은 “당일 상대 선발에 따라 기용하고 있다. 주로 하주석과 김태연인데 상황을 보고 타순을 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개막 한 달도 지나지 않은 만큼 수베로 감독은 하주석과 김태연에게 계속 기회를 줄 것으로 보인다. 냉정하게 팀 내에서 마땅한 대안도 없다. 두 선수가 부담을 덜고 반등해야 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