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돌아와도 자리 없다? 감독의 시선 “지금 잘하는 선수는 김도영”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04.28 03: 37

이래서 프로의 세계에서는 잠시라도 자리를 비우면 안 되나보다. 부상으로 이탈한 박찬호가 복귀하더라도 당장 선발 유격수와 3루수 자리를 차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기존 주전 유격수 박찬호와 슈퍼루키 김도영의 공존이 최대 화두였던 KIA는 박찬호가 지난 22일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하며 최근 유격수 김도영-3루수 류지혁 조합을 가동하고 있다. 류지혁은 19경기 타율 3할2푼1리 1홈런 10타점 맹타로 주전을 확실히 굳힌 모습이고, 시즌 초반 성장통이 심했던 김도영도 9번 이동과 함께 주 포지션인 유격수를 맡으며 공수에서 안정을 찾았다. 올 시즌 유격수 선발 경기 실책은 ‘제로’다.
27일 수원에서 만난 김종국 감독은 “김도영의 경우 원래 주 포지션이 유격수라서 유격수로 나가면 움직임 자체가 편해 보인다. 심리적으로도 그런 것 같다”며 “박찬호가 햄스트링 부상에서 완쾌해 복귀하더라도 잘하는 선수가 나가는 게 맞다. 지금은 유격수 김도영, 3루수 류지혁이 잘해주고 있다. 잘하는 선수 위주로 플랜을 짤 것”이라는 확고한 기준을 전했다.

KIA 김도영(좌)과 박찬호 / OSEN DB

김도영의 경우 시즌 타율이 1할8푼9리로 저조하나 최근 9번을 맡으며 서서히 자기 스윙이 나오고 있다. 최근 3경기 연속 안타를 비롯해 10경기 타율이 2할8푼6리다. 김 감독은 “김도영은 될 수 있으면 하위 타선으로 빼려고 한다. 형들이 중심에서 해주면 보다 편안한 상황에서 타석을 맞이할 수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실력을 발휘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타격, 수비, 주루가 모두 편해진 모습이다”라고 분석했다.
KIA 김도영 / OSEN DB
박찬호의 제2의 포지션인 3루는 아예 류지혁이 자신의 이름을 베이스에 새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 감독은 “최근 경기를 보면 큰 스윙을 안 한다. 컨택 위주로 가다보니 정타에 성공하는 경우가 많다. 타율이 올라가고, 인플레이 타구도 많아진다”며 “지금 류지혁의 타격 매커니즘이 마음에 든다. 당분간 리드오프로 계속 쓸 것”이라고 굳은 신뢰를 드러냈다.
박찬호는 올 시즌 14경기 타율 2할7푼9리를 남기고 2군으로 내려갔다. 그 또한 16일 NC전부터 3경기 타율 4할6푼2리(13타수 6안타)로 감이 좋았지만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그리고 그 사이 김도영이 유격수, 류지혁이 3루수 자리를 꿰찼다. 김 감독은 잘하는 선수가 나가는 게 맞다는 지론과 함께 “웬만하면 라인업을 잘 바꾸지 않는 스타일이다”라는 지휘 방향도 밝힌 터.
물론 그렇다고 박찬호의 주전 경쟁 전망이 마냥 암울한 건 아니다. 김도영의 경우 제2의 이종범으로 주목을 받고 있지만 시즌 타율이 여전히 1할대 후반에 머물러 있고, 신인이기 때문에 꾸준한 풀타임 활약을 장담할 수 없다. 박찬호가 돌아와 경험자다운 노련함을 뽐낸다면 얼마든지 선발 유격수는 바뀔 수 있다. 김 감독의 말대로 KIA는 가장 잘하는 선수가 경기에 나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쨌든 부상을 당하면서 초반 주전 경쟁에서는 신인 선수에 밀린 모습이다. 통증을 털고 건강하게 복귀하더라도 다시 선발 유격수를 차지하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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