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km 강심장 루키의 2군행, 신인왕 선배는 연습 아닌 휴식을 제안했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04.28 11: 06

2020 신인왕 출신 소형준(KT)이 데뷔 첫 2군행 통보를 받은 유신고 2년 후배 박영현(KT)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을 건넸다.
KT는 지난 27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와의 시즌 2차전을 앞두고 신인투수 박영현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고, 베테랑투수 안영명을 새롭게 등록했다.
유신고를 나와 2022 KT 1차 지명된 박영현은 데뷔 전부터 큰 주목을 받았던 마무리 유망주다. 고교 시절 최고 152km의 강속구를 앞세워 16경기 평균자책점 0.80 86탈삼진을 남겼고, 이에 힘입어 고교야구 최고 투수에게 주어지는 고교 최동원상을 수상, 제2의 오승환이 될 재목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KT 박영현. 2022.04.06 / dreamer@osen.co.kr

박영현은 잠재력을 인정받아 프로 첫 스프링캠프를 1군 선배들과 함께 보냈다. 한 달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구위, 구속, 배짱 모두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신인답지 않게 표정 변화 없이 자기 공을 뿌리며 데뷔 첫해 개막 엔트리에 승선하는 기쁨을 안았다.
그러나 프로의 벽은 높았다. 3일 수원 삼성전에서 ⅔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악몽의 데뷔전을 치렀고, 쟁쟁한 불펜 선배들에 밀리며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결국 지난 26일 수원 KIA전 ⅓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 부진을 비롯해 6경기 평균자책점 3.38을 남기고 데뷔 첫 2군행을 통보받았다.
4회초 2사 주자없는 상황 KIA 김도영을 내야 땅볼로 이끈 KT 선발 소형준이 이닝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향하며 좋은 수비를 펼친 3루수 황재균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2.04.27 / dreamer@osen.co.kr
사령탑에 따르면 이번 말소는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조치다. 이 감독은 “불펜에서는 좋은 구위를 던진다고 하는데 그라운드에만 나오면 좋지 않다”며 “경기를 많이 못 나가서 2군에서 준비가 필요하다. 그 동안 너무 던지지 않았다. 앞으로 써야할 선수이기 때문에 2군에서 컨디션을 잘 올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영현의 2군행에 유신고 2년 선배인 소형준도 곧장 전화기를 들었다. 27일 수원 KIA전에서 7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소형준은 취재진과 만나 “어제(26일)는 일찍 자서 전화가 왔는데 못 받았다”며 “아침에 연락해서 내가 보기엔 캠프 때보다 힘이 떨어진 것 같으니 2군 가서 잘 먹고, 잘 자고, 잘 쉬면서 컨디션 회복하라고 해줬다”고 말했다.
다행히 기술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일단 많은 실전 등판을 통해 경험을 쌓는 게 우선이다. 소형준은 “워낙 갖고 있는 게 많아서 딱히 고칠 건 없다. 컨디션 회복만 잘해서 돌아오면 분명히 좋은 피칭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후배의 반등을 기원했다.
/backlight@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