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로 프로에 입단한 KT 김재윤(32)이 투수 전향 370경기 만에 110세이브 마무리로 우뚝 섰다.
김재윤은 지난 27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2차전에 구원 등판해 1⅓이닝 1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6번째이자 통산 110번째 세이브를 따냈다.
김재윤은 3-1로 근소하게 앞선 8회 2사 1, 2루 위기서 마운드에 올랐다. 마무리 조기 투입은 성공이었다. 첫 타자 황대인을 묵직한 직구를 이용해 루킹 삼진 처리하며 불을 껐고, 9회 박동원의 볼넷과 김도영의 안타로 다시 2사 1, 2루에 처했지만 류지혁을 초구에 내야땅볼 처리하며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KBO리그 역대 13번째 110세이브 고지를 점령한 순간이었다.

미국 마이너리그서 포수로 뛰었던 김재윤은 2015 KT 2차 특별 13순위 지명을 받은 뒤 조범현 전 감독의 제안으로 투수 글러브를 끼었다. 그리고 입단 2년차인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막내 구단의 클로저를 맡아 세이브를 차곡차곡 쌓았다. 시속 150km의 묵직한 직구는 마무리 김재윤만이 가진 강점이었다.
김재윤은 KT의 암흑기 속에서도 꿋꿋이 3년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를 달성했다. 이는 2020년 데뷔 첫 20세이브 돌파(21세이브)로 이어졌고, 지난해 마침내 30세이브 고지(32세이브)와 함께 개인 통산 100세이브 금자탑을 쌓으며 리그 정상급 마무리투수 반열에 올라섰다. 투수 전향 6년 만에 해낸 쾌거였다.

김재윤은 경기 후 “야수들이 점수를 잘 뽑아줘서 세이브 기록을 만들 수 있었다. 난 그저 내 할 일을 하려고 했다”며 “야수들의 타격감이 조금씩 살아나면서 내게 기회가 생기고 있다. 좋은 흐름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110세이브라는 기록은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작년 100세이브 달성 때 밝혔듯 그의 목표는 매년 30세이브 이상을 꾸준히 기록하는 마무리가 되는 것이다. 김재윤은 “앞으로 계속 150, 200세이브까지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전했다.
김재윤은 최근 불펜 동료들의 난조로 9회가 아닌 8회부터 마운드에 오르는 일이 잦다. 최근 5경기 중 23일 NC전을 제외하고 모두 최소 4개의 아웃카운트를 책임졌다.
그러나 팀이 승리할수만 있다면 멀티이닝은 일도 아니다. 김재윤은 “멀티 이닝을 소화하고 있는데 팀에 도움이 된다면 전혀 힘들지 않다”며 “감독님께서 날 믿어주시니까 기용해 주신다고 생각한다. 그 믿음에 부응하는 게 내 역할이다”라고 강조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