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최고 선발 투수들의 대결에 양 팀 사령탑 모두 웃을 수밖에 없었다.
롯데와 SSG는 지난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맞대결에서 연장 12회 끝에 12회 무승부를 기록했다. 롯데 박세웅, SSG 김광현 모두 나란히 6이닝 1실점의 에이스급 피칭을 선보였다. 이후 불펜들까지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은 “박세웅이 리그에서 공격력이 가장 좋은 팀을 상대로 엘리트 투수 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야수진에서 3번 정도의 실수가 나왔지만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그러면서 투구수가 늘어났음에도 침착하게 자신의 등판을 마쳤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상대한 김광현에 대해서도 칭찬했다. 서튼 감독은 “감독의 입장에서는 김광현 같은 투수를 상대로 전략을 많이 생각해야 하고 다음 상황들도 미리 대비해야 한다”라면서도 “짧은 순간이었지만 에이스 투수들의 투수전 양상을 보였고 플레이오프 같은 모습을 느꼈다. 어느 리그든지 좋은 투수가 경쟁할 때 진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 야구팬으로서 즐거운 장면이었다”라고 했다.
김광현을 상대로 롯데 타자들의 준비가 나쁘지 않았지만 이를 극복하는 모습을 칭찬했다. 그는 “김광현은 특별한 재능을 가진 투수다. 초반에 우리 타자들이 계획대로 강한 타구를 많이 치면서 김광현을 괴롭했다. 잘 공략했다”라면서도 “하지만 그 이후 전략을 수정해서 올라왔다. 그러며 뛰어난 투수라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김원형 감독 역시 “에이스 투수들이 나왔다. (김)광현이도 잘 던졌지만 상대인 박세웅도 잘 던졌다”라고 했다.
김원형 감독은 과거 롯데 코치 시절 박세웅을 지도한 바 있다. 김원형 감독과 박세웅이 처음만난 2017년, 박세웅은 데뷔 처음으로 두 자릿수 승리(12승)을 거두기도 했다.
그는 “제가 롯데에 있을 때 세웅이가 2017년에 잘했다. 이후 올라올 것이라고 봤는데 제구 쪽이 왔다갔다 했다”라면서 “하지만 지난해부터 한 단계 성숙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올림픽도 다녀왔다. 올해 보니까 구위나 제구, 마운드 운영 등 완성형 투수가 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라고 과거 제자의 성장에 흐뭇해 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