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맞은 타구 친 타자가 홈까지, 리틀야구 수비…투수 화날만 했네 [오!쎈 대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04.29 00: 12

말도 안 되는 수비에 투수가 불쌍할 지경이었다. 
한화는 28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펼쳐진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과의 홈경기에서 1-3으로 졌다. 경기를 질 순 있는데 문제는 내용이다. 실책 4개로 자멸했다. 실책 자체도 너무 어이가 없어 실소가 나올 정도였다. 
2회 2사 후 전병우의 빗맞은 타구가 발단. 장민재의 높은 직구에 살짝 밀린 전병우의 타구가 1루 내야를 살짝 넘어갔다. 한화 1루수 이성곤이 뒷걸음질하며 타구를 쫓았지만 불안했다. 바스켓 캐치를 시도했지만 낙구 지점을 놓치면서 땅에 떨어뜨렸다. 

한화 장민재 /OSEN DB

까다로운 타구였지만 못 잡을 정도는 아니었다. 이성곤의 포구 실책. 더 큰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2루로 전력질주하는 전병우를 잡기 위해 백업 플레이를 들어온 우익수 김태연이 빠르게 공을 잡아 2루로 던졌지만 빗나갔다. 뒤로 빠진 공은 좌측 파울 라인을 지나 펜스 쪽으로 향했다. 김태연의 송구 실책.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2루에 슬라이딩을 들어간 전병우는 공이 빠지는 것을 보고 3루로 향했다. 3루에서 잠시 스피드를 죽이는가 싶더니 다시 속력을 내 홈으로 달렸다. 한화 좌익수 노수광이 한 번에 송구하지 않고 머뭇머뭇거린 틈을 놓치지 않았다. 한 템포 늦게 홈으로 던졌지만 송구가 옆으로 빗나갔다. 정확하게 송구가 왔어도 이미 전병우가 먼저 들어온 뒤였다. 숨 돌릴 틈 없이 뛰고 또 뛴 전병우는 덕아웃 바닥에 주저앉아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노수광의 플레이는 실책으로 기록되지 않았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빗맞은 타구 하나에 3개의 실책이 나오면서 어이없게 1점을 헌납했다. 미국식 표현으로 전병우의 ‘리틀리그 홈런’이었다. 상대 수비 실수로 타자 주자가 홈을 밟았을 때 쓰는 표현인데 한마디로 리틀야구에서나 볼 법한 플레이라는 뜻이다. 
한화의 실책은 이후에도 계속 됐다. 4회 2루수 정은원이 김혜성의 땅볼 타구를 다리 사이로 빠뜨리는 실책을 범했다. 5회에는 이도윤이 이용규의 정면 타구를 한 번에 글러브로 넣지 못하는 포구 실책을 저질렀다. 장민재가 마운드에 버틴 5회까지 무려 4개의 실책이 쏟아졌다. 한화의 4실책 경기는 지난 16일 대전 LG전에 이어 시즌 두 번째. 이날까지 팀 실책이 29개로 KIA와 함께 리그에서 가장 많다. 
장민재는 5회 이닝을 마친 뒤 덕아웃 벤치에 글러브를 3차례 내려치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데뷔 후 이렇게 격렬하게 감정 표현을 한 적이 없었던 그였지만 충분히 화날만 했다.
이날 장민재는 5이닝 2피안타(1피홈런) 3볼넷 4탈삼진 3실점(2자책) 역투했다. 최고 140km 직구(42개) 중심으로 포크볼(33개), 커브(7개), 슬라이더(2개)를 던졌다. 구속은 빠르지 않지만 과감한 몸쪽 승부와 주무기 포크볼로 타자들을 혆혹했다. 팀이 1-3으로 패하면서 시즌 첫 패전을 안았았지만 평균자책점은 1점대(1.04→1.98)를 유지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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