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는 SSG 소속의 노경은(38)은 2016년부터 5년 간 활약했던(2019년 FA 미계약) 친정팀 롯데를 상대로 애틋한 감정을 지니고 있었다.
데뷔 팀이었던 두산에서 전력 외 취급을 받았다가 2016년 롯데로 트레이드 된 이후 노경은은 롯데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2019년 FA 미계약 상태일 때도 롯데의 분위기를 그리워하면서 롯데 소속 선수들과 꾸준히 연락을 하면서 지냈고 팬들의 응원에 많은 힘을 받았다고 했다.
그만큼 롯데에 대한 애정이 강했지만 지난해 시즌이 끝나고 방출이 됐다. 상호 합의 하에 자유계약선수가 됐다. 롯데는 젊은 투수들에게 기회를 주기로 결정했고 현역 연장 의지가 강했던 노경은은 새로운 기회가 필요했다.

이후 노경은은 어렵지 않게 SSG와 계약을 맺으며 현역 생활을 이어가게 됐다. SSG 유니폼을 입은 노경은은 자신이 아직 건재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회춘의 역투를 연일 펼치며 새로운 전성기가 왔음을 알렸다.
38세 선수가 20대 선수 못지 않은 몸 상태와 구위를 선보이면서 팀의 선두 질주에 많은 역할을 했다. 4경기 3승 평균자책점 1.29의 호투 행진(4월 27일 기준). 그리고 부활투의 기세가 이어지고 있던 지난 28일 사직구장에서 친정팀 롯데를 상대로 선발 등판하게 됐다.
지난해까지 노경은과 함께했던 래리 서튼 감독은 28일 노경은과 맞대결을 앞두고 “노경은과 인사를 나눴다. 한 번 롯데 선수였기에 한 가족이라고 얘기를 했다. 그러면서 사적인 대화들을 나눴다”라며 “노경은이 우리 팀을 잘 알고, 우리 타자들도 노경은을 잘 알고 있다. 좋은 경기가 나올 것 같다”라고 말했다.
노경은은 1회말 첫 투구를 하기 직전 1루와 홈플레이트 방향으로 모자를 벗고 고개를 숙이며 친정팀 팬들에게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 자신을 언제나 믿고 응원해준 팬들을 향해 감사를 표했다.

이후 노경은은 자신의 달라진 모습을 친정팀 팬들 앞에서 보여줬다. 2회까지 피안타 1개를 기록했지만 병살타가 나오며 6타자로 매듭지었다. 공격적으로 롯데 타자들을 파고 들었다.
하지만 3회부터 노경은은 집중 공략 당했다. 5타자 연속 안타를 허용하는 등 4실점을 했다. 올해 노경은의 최다 실점이었다. 그리고 3회 이닝을 매듭지을 때 악재가 겹쳤다.
3회말 2사 만루에서 지시완의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직접 잡아냈다. 얼굴 쪽으로 오는 위험한 타구였는데 반사신경으로 글러브를 올리며 잡았다. 이때 노경은은 글러브와 함께 투구를 하는 오른손까지 같이 올렸다.
강한 타구가 오른손 검지와 중지 손가락을 스쳤다. 고통을 호소하며 쓰러진 노경은은 덕아웃으로 걸어서 들어왔지만 통증이 잦아들지 않는 듯 했다. 타자였던 지시완, 주자로 있던 이대호까지 모두 노경은을 걱정했다. 4회부터는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일단 아이싱 조치를 취한 뒤 병원으로 이동해 검진을 받았다. 결과는 아직 공유되지 않은 상황.
노경은은 새둥지에서 따뜻한 봄을 맞이하며 날아오르고 있었는데, 불의의 부상으로 자칫 기세가 꺾일 위기에 놓였다. SSG 역시도 노경은의 부상 상태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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