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홈런왕이 부러뜨린 방망이…'해결사'의 자책+무거운 책임감 터진 날 [오!쎈 인천]
OSEN 홍지수 기자
발행 2022.04.30 05: 32

평소 감정을 잘 다스리는 SSG 랜더스 ‘해결사’ 최정이 자신의 타격에 만족하지 못하고 화를 표출했다.
최정은 29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시즌 1차전에서 팀을 패배 위기에서 구하는 홈런 한 방을 날렸다.
시즌 개막 후 13경기 연속 안타를 쳤던 최정은 지난 20일 키움 히어로즈 강속구 투수 안우진과 승부 중 안타를 생산하지 못한 채 오른손 통증이 생기면서 일찍 교체됐다. 연속 안타 행진이 그렇게 끊겼다.

29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진행됐다.8회말 무사 1루 쓱 최정이 동점 2점 홈런을 날린뒤 환호하고 있다. 2022.04.29 / soul1014@osen.co.kr

이후 통증이 남아 있어 관리가 필요했고 좋은 타격 페이스가 흐트러졌다. 최근 부산 롯데 자이언츠 원정에서 2경기 연속 안타를 쳤지만 1안타씩 때렸다. 만족할 수 있는 기록은 아니었다.
이날 두산전에서도 상대 선발 최승용의 호투에 묶였다. 1회말 첫 타석에서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최정은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볼넷을 골랐다. 그리고 팀이 0-4로 끌려가던 6회말 1사 1루에서 포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났다.
이 때 평소 화가 난 감정을 잘 표출하지 않는 최정이 자신의 방망이를 바닥에 내리쳤다. 방망이는 두동강이 났다. 팀의 중심 타자로 자책하는 게 보였다. 더구나 최정은 지난 시즌 개인 통산 3번째 홈런왕을 차지한 타자다. 이번 시즌에는 고작 홈런이 1개 뿐이었다.
자책하던 홈런왕은 극적일 때 터졌다. 6회말 케빈 크론의 스리런 홈런으로 추격했지만 8회초 추가 1실점을 하면서 2점 차로 끌려가던 상황이었다. 최정은 8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최지훈이 볼넷으로 나간 뒤 왼쪽 담장을 넘기는 동점 2점 홈런을 터뜨렸다.
앞선 타석에서 뜬공으로 물러나며 화를 감추지 못했던 SSG 간판타자가 홈런 한 방에 크게 환호하며 베이스를 돌았다.
SSG는 최정의 동점포로 패배 위기에서 벗어난 뒤 연장 12회 접전 끝에 8-7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최정은 홈런 한 방을 날린 이후 9회 타석에서 3루수 파울 플라이, 연장 12회 중견수 뜬공에 그쳤다. 더는 안타, 타점을 생산하지 못했지만 8회 홈런 한 방이 팀 승리의 발판이 됐다. 무엇보다 해결사 최정의 자존심을 엿볼 수 있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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