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감정을 잘 다스리는 SSG 랜더스 ‘해결사’ 최정이 자신의 타격에 만족하지 못하고 화를 표출했다.
최정은 29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시즌 1차전에서 팀을 패배 위기에서 구하는 홈런 한 방을 날렸다.
시즌 개막 후 13경기 연속 안타를 쳤던 최정은 지난 20일 키움 히어로즈 강속구 투수 안우진과 승부 중 안타를 생산하지 못한 채 오른손 통증이 생기면서 일찍 교체됐다. 연속 안타 행진이 그렇게 끊겼다.

이후 통증이 남아 있어 관리가 필요했고 좋은 타격 페이스가 흐트러졌다. 최근 부산 롯데 자이언츠 원정에서 2경기 연속 안타를 쳤지만 1안타씩 때렸다. 만족할 수 있는 기록은 아니었다.
이날 두산전에서도 상대 선발 최승용의 호투에 묶였다. 1회말 첫 타석에서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최정은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볼넷을 골랐다. 그리고 팀이 0-4로 끌려가던 6회말 1사 1루에서 포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났다.
이 때 평소 화가 난 감정을 잘 표출하지 않는 최정이 자신의 방망이를 바닥에 내리쳤다. 방망이는 두동강이 났다. 팀의 중심 타자로 자책하는 게 보였다. 더구나 최정은 지난 시즌 개인 통산 3번째 홈런왕을 차지한 타자다. 이번 시즌에는 고작 홈런이 1개 뿐이었다.
자책하던 홈런왕은 극적일 때 터졌다. 6회말 케빈 크론의 스리런 홈런으로 추격했지만 8회초 추가 1실점을 하면서 2점 차로 끌려가던 상황이었다. 최정은 8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최지훈이 볼넷으로 나간 뒤 왼쪽 담장을 넘기는 동점 2점 홈런을 터뜨렸다.
앞선 타석에서 뜬공으로 물러나며 화를 감추지 못했던 SSG 간판타자가 홈런 한 방에 크게 환호하며 베이스를 돌았다.
SSG는 최정의 동점포로 패배 위기에서 벗어난 뒤 연장 12회 접전 끝에 8-7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최정은 홈런 한 방을 날린 이후 9회 타석에서 3루수 파울 플라이, 연장 12회 중견수 뜬공에 그쳤다. 더는 안타, 타점을 생산하지 못했지만 8회 홈런 한 방이 팀 승리의 발판이 됐다. 무엇보다 해결사 최정의 자존심을 엿볼 수 있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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