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를 지키려던 마무리 투수가 갑자기 강판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29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9회말 삼성 마무리 투수 오승환이 아웃카운트 1개를 남겨놓고 갑자기 교체되었다.
상황은 3-4로 뒤진 9회말 KIA 공격에서 일어났다. 2사 주자 2루에 있는 상황에서 포수 김현준이 마운드에 있었고, 허삼영 감독이 더그아웃에서 나와 마운드에 올라가려다 심판의 제지를 받았다. 이미 파울 라인을 밟고 넘어선 직후였다.
이를 지켜본 주심은 심판들을 모이게 했고 논의했다. 이어 허삼영 감독에게 세 번째로 마운드를 방문한 것으로 간주하고 오승환을 마운드에서 강판시키겠다고 통보했다.
리그 스피드업 규정에 따르면 1경기에 투수 코치 또는 감독이 두 번까지만 마운드를 방문하도록 되어있다. 세 번째부터는 무조건 바꾸어야 한다. 삼성은 이미 3회말과 7회말 투수코치가 마운드를 방문한 바 있다. 교체를 위한 방문은 셈하지 않는다.
대신 투수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한 마운드 방문은 2번으로 제한되어 있다. 삼성측이 정확하게 마운드를 방문한 횟수를 기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오승환은 아웃카운트 2개만 처리하고 마운드에서 내려가야 했다. 2년차 좌완 이승현이 갑자기 마운드에 올라왔다. 배짱이 두둑한 이승현은 동점 위기에서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가볍게 삼진으로 처리하고 승리를 지켰다.
이승현은 엉겹결에 데뷔 첫 세이브를 따내는 순간이었다. 오승환은 세이브가 아닌 홀드를 챙겼다. 문용익이 구원승을 낚았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