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까지는 실패한 포수였다. 그러나 지금은 KBO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닥터 K’ 투수가 됐다. 탈삼진 머신으로 변신, 불펜 투수로서 성공기를 만들고 있다.
롯데 투수 나균안(24)은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전에서 4회 빠른 시기에 구원 투수로 올라왔다. 선발 스파크맨이 4회 볼넷과 3연속 안타를 맞고 흔들렸다.
4-2로 추격당한 2사 1,3루에서 나균안이 구원 투수로 등판했다. 몸이 덜 풀린 탓인지 첫 타자 박해민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2사 만루에서 문성주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는데, 볼 판정이 애매했다. 스트라이크존 보더라인에 걸치는 공이 모두 볼로 외면받았다. 홍창기를 2루수 땅볼로 추가 실점은 막았다.

5회 1사 후 채은성에게 2루타를 맞고 2사 1,2루에서 대타 오지환에게 동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그러나 나균안은 5회 아웃카운트 3개는 모두 삼진(김현수, 이영빈, 문보경)으로 잡아냈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나균안은 1사 1루에서 홍창기를 몸쪽 직구(143km)로 루킹 삼진, 김현수도 직구(142km)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2⅓이닝을 3피안타 3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제 몫을 해냈다. 선발이 일찍 물러난 상황에서 롱릴리프로 6회까지 경기 중간을 책임졌다.

나균안은 올 시즌 6경기에 등판해 15⅓이닝을 던지며 4실점(3자책) 평균자책점 1.76을 기록 중이다. 1홀드로는 나균안의 공헌도가 온전히 드러나지 않는다. 선발이 조기 강판된 뒤에 5이닝, 4이닝을 던지기도 했다.
140km 중반의 직구, 포크볼, 슬라이더로 타자들을 힘대힘으로 맞붙어 제압한다. 제구도 좋아서 삼진을 많이 잡아내고 있다. 15⅓이닝을 던져 27탈삼진을 기록 중이다. 불펜 투수로는 유일하게 탈삼진 공동 9위로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나균안은 9이닝당 탈삼진이 무려 15.85개로 KBO리그 1위다. 리그에서 10이닝 이상을 던진 투수들 중에서 불펜 투수인 이승현(삼성, 좌투수)이 12.79개, 마무리 투수들인 김재윤(KT)이 12.71개, 김택형(SSG)이 12.41개로 뒤를 잇고 있다.
규정 이닝을 투수들 중에서는 키움 안우진이 9이닝당 탈삼진 11.25개로 압도적 1위다. 롯데 반즈가 9.80개, 롯데 박세웅이 9.10개로 뒤를 잇고 있다.

나균안은 2017년 2차 1라운드로 롯데의 지명을 받아 입단했다. 당시에는 탄탄한 체구의 포수였다. 이름도 개명을 하기 이전 나종덕이었다.
나종덕은 2년차에 롯데 주전 포수로 뛰었다. 2018시즌을 앞두고 롯데 프랜차이즈였던 포수 강민호가 삼성으로 FA 이적했기 때문이다. 2018년 106경기 548⅓이닝을 뛰었고, 2019년에도 104경기 556⅔이닝을 소화했다. 그러나 1할대 타율, 블로킹 등 수비에서 아쉬움도 많았다. 2019년까지 통산 타율 1할2푼3리에 그쳤다.
2020년 성민규 단장은 나종덕에게 투수 전향을 제안했고, 나종덕은 이를 받아들였다. 2020년 2군에서 투수로 도전하면서 포수(타자)도 병행했다. 타자로 타율 2할2푼2리(27타수 6안타)를 기록했고, 투수로 15경기(65⅔이닝)에 등판해 3승 4패 평균자책점 3.29로 가능성을 보였다.
나균안으로 이름을 바꿨고, 2021시즌 본격적으로 투수에 전념했다. 2군에서 10경기(30이닝) 1승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2.70으로 점점 더 좋은 성적이 나왔다. 1군 무대에 데뷔해 23경기 1승 2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6.41을 기록했다. 투수로서 3년째가 되는 올해, 나균안은 뛰어난 탈삼진 능력을 갖춘 괜찮은 불펜 투수로 성장했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