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베테랑의 복귀쇼가 펼쳐졌다.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이원석(36)이 복귀와 동시에 이틀 연속 홈런을 터트리며 역전극을 이끌었다. 개막 이후 부진했던 팀을 기분좋은 연승 분위기에 올려놓았다. 베테랑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알려준 활약이었다.
이원석은 30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2-4로 뒤진 8회초 1사1,2루에서 KIA 필승맨 장현식을 상대로 좌월 3점 홈런을 터트렸다.

첫 타석에서 좌전안타를 날렸으나 4회와 5회는 거푸 삼진을 먹었다. 그러나 역전찬스가 주저지자 장현식의 4구 몸쪽 높은 볼을 끌어당겨 왼쪽 담장을 넘겨버렸다. 이 홈런은 결승타가 되었다. 오승환이 8회 2사후 등판해 9회까지 막아주었다.
전날에도 0-2로 뒤진 7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좌월홈런을 터트리며 역전의 발판을 놓았다. 코로나 이슈로 개막을 함께 하지 못했고 28일 대구 LG전부터 1군에 복귀해 1타석을 소화했다. 29일부터는 3루수로 선발출전해 2경기 연속 홈런을 날리며 역전극을 이끌었다.
계기도 있었다. 전날 4회말 1사2루에서 김도영의 타구를 잡아 1루에 악송구를 하는 바람에 2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하필이면 자신의 1600경기에 출전하는 날이었다. 큰 실수와 함께 만회하겠다는 마음에 집중력이 생겼고, 결과는 이틀 연속 홈런이었다.
이원석은 "모든 선수들이 그렇다. 실책을 하면 만회하려는 마음이 있다. 어제 올라오자 마자 실책했다. 팀에 죄송해서 어떻게든 만회하려고 했던게 좋은 타구가 나왔다"며 웃었다.
홈런 상황에 대해서는 "오랜만에 찬스가 왔다. 초구부터 실투 놓치지 않고 과감하게 치려고 했다. 볼도 골라지고 해서 유리한 카운트에서 좋은 공을 칠 수 있었다'며 설명했다.
이어 "2군에서 준비할 때 배팅 훈련 많이 했다. 박한이 코치님과 연습하며 심플하게 타이밍과 정확하게 치는 포인트에 집중한 것이 효과가 있었다. 나이먹어 하향세라는 말 듣기 싫어 더 열심히 했다"고 비결을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동안 팀 성적이 좋지 않았다. 왔다고 해서 분위기 좋아진 것은 아니지만, 어제 오늘 경기 계기로 해서 선수들이 더 뭉치고, 더 강한 팀이라는 것을 확신하면 된다. 이런 분위기 통해 그동안 못했던 승수 많이 채우고 싶다"고 다짐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