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김민지 인턴기자] 지난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LG간 시리즈 2차전은 호투, 호수비의 열전이었다. 양 팀은 엘롯라시코의 격을 한층 높였다.
하지만 마냥 웃을 수 만은 없었다. 롯데와 LG는 현재 외국인 타자들이 진가를 발휘하지 못해 고민하는 팀들 중 하나다. 양 팀 모두 올해 새로운 외국인 야수들을 영입해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으려 했으나 고전 중이다.
롯데 외야수 DJ 피터스는 올 시즌 타율 1할9푼1리로 94타수 18안타 11타점을 기록중이다. 지난 4월 5일 창원 NC전, 그리고 대구 삼성과의 시리즈에서 22일, 24일에 홈런을 기록해 현재 홈런은 3개다.

LG 내야수 리오 루이즈는 올 시즌 타율 1할7푼1리다. 76타수 13안타 5타점을 기록 중이다. 지난 29일 롯데전에서 3-4로 뒤진 5회 2사 1, 2루의 중요한 순간에 오지환과 교체되기도 했다. 대타로 나선 오지환은 1타점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두 선수는 10개구단 외국인 타자들의 성적에서 최하위다. 호세 피렐라(삼성)는 타율 3할9푼으로 KBO 전체에서 타율 3위다. 부진하던 소크라테스 브리토(KIA)도 29일 삼성전에서 3안타를 몰아쳐 타율을 2할2푼7리로 끌어올렷다.
공교롭게도 이날 경기 전 인터뷰에서 양 팀 감독 모두 외국인 타자들에 대한 언급을 했다.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은 “피터스는 아직 리그에 적응하고 있는 것”이라 설명했다. “힘든 것에는 이유가 하나만 있지는 않다. 저희팀 선수이기 때문에 좋은 선입견을 가지고 볼 수도 있지만, 저번주에 3할2푼의 좋은 타격감을 보여줬다.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생각한다”며 믿음을 보였다.
이어 “외국인 타자들이 고전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각 나라별 투수들의 성향 차이가 있다고 본다. 미국 투수들은 포크볼이나 서클체인지업을 거의 던지지 않고 와인드업 폼도 다르다. 템포도 더 빠르다. 좋고 나쁨이 아니라 다른것이기에 선수들이 이에 잘 맞춰 적응해야한다. 선구안을 길러야한다”며 경험에서 우러난 견해를 밝혔다.
LG 류지현 감독은 “루이즈 선수를 선택할 때는 메이즈리그에 있을 때 준수한 성적, 그리고 트리플A 리그로 내려갔을 때도 꾸준하게 본인의 역할을 해내는 모습을 고려했다. 부진의 원인이 새로운 리그에 대한 적응속도, 식습관, 문화 등 하나라고 말할 수는 없다. 팀원들이나 코칭스탭들이 좀 더 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게 우리가 해야할 일”이라며 생각을 밝혔다. “격려하고 지켜보겠다”는 생각이다.

30일 경기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피터스가 4타수 2안타, 2루타 2개를 때려냈다. 3회 두번째 타석에서 3루수 옆을 날카롭게 빠져나가는 2루타를 쳤다. 8회에는 초구를 공략해 우중간 빈 공간에 떨어지는 2루타를 만들어냈다. 올 시즌 6번째 멀티히트.
한편 루이즈는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대신 호수비로 존재감을 밝혔다. 2회초 1사에서 안치홍의 어려운 땅볼을 캐치해 1루로 원바운드 송구하며 아웃카운트를 책임졌다. 5회에도 전준우의 땅볼을 러닝 스로로 송구하며 잘 막았다.
양 팀 감독들은 아직까지 1할대 외국인 타자들에 대한 믿음을 보이고 있다. 믿음에 부응하는 것은 선수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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