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자 5출루쇼&대수비 홈런 폭발…두산 화수분 클래스가 다르다 [오!쎈 인천]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05.01 16: 46

김태형 감독 부임 후 위기 때마다 이른바 ‘화수분 야구’를 앞세워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던 두산. 3연패에 빠져있었던 1일 야구가 딱 그랬다.
김태형 감독은 1일 인천 SSG전을 앞두고 김인태(좌익수)-안권수(우익수)-호세 페르난데스(1루수)-김재환(지명타자)-허경민(3루수)-강승호(2루수)-안재석(유격수)-박세혁(포수)-조수행(중견수) 순의 선발 라인업을 가동했다.
외야진이 사실상 플랜B에 가까웠다. 23경기 타율 2할2푼9리의 정수빈이 선발 제외되며 백업 조수행이 중견수에 자리했고, 김재환이 체력 안배 차 지명타자에 배치되면서 전문 대주자 요원 안권수가 선발 우익수로 나섰다. 안권수는 이틀 전 3안타-4타점 맹타를 휘둘렀고, 조수행도 시즌 20경기 타율 3할3푼3리로 감이 좋았지만 1위 SSG 타선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었다.

1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SSG 랜더스필드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2회초 1사 두산 조수행이 솔로 홈런을 날린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2022.05.01 /ksl0919@osen.co.kr

그러나 그 동안 위기에서 늘 그랬듯 두산 백업들은 주전을 능가하는 활약으로 경기 전 걱정을 기우로 만들었다. 특히 외야진에 모처럼 선발 배치된 안권수와 조수행의 타격이 돋보였다. 안권수는 3안타-2볼넷 5출루로 시즌 타율을 5할7푼1리로 끌어올렸고, 조수행은 개인 통산 3번째 홈런으로 대승에 기여했다.
1회부터 평균자책점 1점대의 윌머 폰트 공략에 성공했다. 시작은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터진 안권수의 중전안타였다. 이후 페르난데스의 2루타로 이어진 2사 2, 3루서 허경민이 2타점 적시타로 0의 균형을 깼고, 강승호의 안타로 계속된 1, 3루서 상대 허를 찌르는 더블스틸로 격차를 벌렸다. 강승호가 2루 도루로 포수의 송구를 유도한 사이 허경민이 재빠르게 홈을 훔쳤다.
두산 안권수 / OSEN DB
2회에는 좀처럼 보기 드문 장면이 나왔다.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대수비 전문 요원 조수행이 달아나는 솔로홈런을 때려낸 것. 2B-0S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폰트의 가운데 직구(145km)를 받아쳐 좌측 폴대 하단을 강타했다. 작년 10월 7일 잠실 롯데전 이후 206일 만에 나온 통산 3번째 홈런이었다.
추가 득점 과정에서도 백업들의 존재감이 빛났다. 5회 선두 안권수와 페르난데스가 연속안타로 무사 1, 3루를 만든 뒤 김재환이 희생플라이로 격차를 벌렸고, 8회에는 볼넷 출루한 김재환의 대주자 전민재가 허경민의 2루타 때 쐐기 득점을 책임졌다. 전민재는 이날 1군에 등록된 백업 내야수였다.
9회에는 선두 안권수가 빠른 발을 앞세워 내야안타를 기록했다. 5출루를 완성한 순간. 이어 페르난데스가 우월 투런포로 대승을 자축했다.
두산은 이날 SSG를 9-0으로 완파하며 3연패에서 탈출했다. 연이은 1점 차 패배에 주전들의 줄부상 및 부진이 이어지며 5월 전망이 암울했지만 백업들이 반란을 일으키며 모든 예상을 뒤엎었다. 두산 화수분은 결코 마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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