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다".
삼성 라이온즈 163cm 재간둥이 김지찬(21)이 기적같은 3경기 연속 역전쇼를 이끌었다. 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2-3으로 뒤진 9회초 짜릿한 역전 2루타를 터트려 6-3 승리의 주역이 됐다. 이날 5타수 3안타 3타점 1득점의 맹활약을 펴쳤다.
리드오프로 나선 김지찬은 1회는 2루 땅볼로 물러났으나 0-3으로 뒤진 3회 무사2루에서 3루쪽 번트안타를 성공시켰다. 이원석의 희생플라이로 1점 추격의 발판을 놓았다. 7회에서는 2사1,2루에서 KIA 양현종을 상대로 중견수 앞으로 굴러가는 적시타를 터트려 2-3까지 직접 추격했다.

백미는 9회 공격이었다. 한 점 차를 지키기 위해 마무리 정해영이 올라오자 김동엽과 이재현이 연속안타로 두들겼다. 김현준이 착실하게 번트를 성공시켰다. 전진수비에 나선 가운데 189cm 정해영의 5구 직구를 노려쳐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만들어냈다.
3경기 연속 역전쇼를 연출하는 귀중한 한 방이었다. 김지찬은 이어진 피렐라의 우익수 키를 넘기는 3루타때 홈을 밟았다. 올해 최고의 활약이었다. 김지찬은 "계속 역전승해서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다들 이기려고 했다. 막판 선수들이 더 집중했다. 그래서 좋은 경기를 했다"며 웃었다.
수비에서도 재간둥이였다. 유격수를 보다 2루수로 옮겼는데 이날 수비에서도 한 몫을 했다. 5회 무사 1,2루에서 나성범의 타구를 잡는 순간 1루주자가 멈추자 1루로 물며 나성범을 포스아웃시키고 김선빈은 태그아웃으로 잡아냈다. 순간적인 판단 능력이 돋보였다. 김지찬은 "태그를 먼저 생각하고 있었는데 주자가 멈추더라. 더 편했다"고 말했다.
9회 결승타에 대해서는 "내가 잘했다기 보다 앞에서 살아나가고 번트도 잘대서 내가 칠 수 있었다. 타이밍이 늦어서 직구 생각 했다. 포크볼이 들어오면 나가다가 반응하겠다고 생각하고 빠른 볼을 먼저 생각했다. 파울치고 헛스윙했는데 직구의 힘이 생각보다 좋았다. 더 빨리 타이밍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올해로 입단 3년차를 맞고 있다. 매년 경험을 쌓으면서 기량도 야구를 보는 눈도 커지고 있다. 김지찬은 "확실히 1년 1년 경험이 쌓이다보니 경기를 하면서 알면서 한다고 할까? 1년차, 2년차보다 더 알고 보이기도 한다. 게임보는 눈이나 여유도 생긴다. 기술적으로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젊은 선수들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에 대한 관심이 크다. "가고 싶은데 욕심내기 보다는 한경기 한경기가 더 중요하다. 잘하면 가능하고 못하면 안된다. 현재 경기부터 잘하자"고 개의치 않았다. 동시에 류중일 대표팀 감독에게 할 말 없느냐는 질문에는 "어필은 야구장에서 해야죠"라며 당찬 모습을 보였다. /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