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오재원이 환하게 웃어 보였다.
선발보다는 백업으로 경기에 자주 나서는 오재원. 그래서인지 임팩트 강한 모습을 보여 주기엔 시간이 부족하다.
단 한 번의 기회를 잡아야 한다.

지난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NC와의 경기. 이날도 강진성의 대수비로 교체 투입돼 타석에 들어섰다.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며 5-5로 맞선 8회 2사에서 허경민이 우중간 2루타로 출루했다. 그리고 타석에는 오재원.
최근 성적은 9타석 연속 무안타. 기대감을 주기엔 성적이 말이 아니다.
NC 임정호를 맞아 1구는 131Km 슬라이더에 헛스윙. 2구는 볼. 3구 역시 130km 슬라이더에 헛스윙. 표정이 일그러졌다.
불리한 카운트에 몰린 상황에서 4구째 118Km 커브가 들어왔다. 엉덩이를 빼고 툭 밀어 쳤다. 2루수 키를 넘기고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날렸다.
다시 앞서가는 타점을 올린 오재원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그리고 팬들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4년간 두산 주장이었던 오재원을 연호했다.
두 팔을 뻗고 팬들을 먼저 바라본 오재원. 가장 먼저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사실 그라운드에서 미소보다는 고개를 떨군 오재원의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승부욕이 강한 그지만 타격이 아직 뜻대로 올라오지 않고 있기에.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15게임에서 25타수 4안타로 부진.
그리고 1일에는 17경기 타율 1할7푼9리의 부진 속 오재원은 시즌 첫 2군행을 통보받았다.
오재원은 두산의 정신적 지주이다.
2015년 김태형 감독 부임 후 특유의 야구 센스와 악바리 근성을 앞세워 줄곧 베어스의 주전 2루수를 맡았다. 그는 2015년, 2016년, 2019년 우승을 해낸 두산 왕조의 주역이었다. 2015시즌이 끝난 후 4년 총액 38억 원, 2019시즌을 마치고 3년 총액 19억 원에 FA 계약했다.
그러나 두 번째 FA 계약 이후 에이징커브가 찾아왔다. 2020시즌 85경기 타율 2할3푼2리에 이어 지난해에는 8월 15일 키움전을 끝으로 아예 1군 무대를 밟지 못했다. 그 결과 45경기 타율 1할6푼7리 5타점이라는 실망스러운 성적으로 계약 2년차를 마쳤다.
올해는 FA 계약 마지막 해이다. 그만큼 간절하다. 재정비를 갖고 다시 돌아올 그에게 간절함이 만든 그날의 미소를 팬들은 기다릴 것이다. /jpnew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