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존 확대→역대급 투고타저, 1할 타자만 8명…이런 시즌 있었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05.03 03: 48

개막 한 달이 지났는데 타율 1할 타자가 8명이나 된다. 역대급 투고타저가 무더기 1할 타자를 양산하고 있다.  
지난 2일까지 KBO리그 규정타석 타자 61명 중 8명이 1할대 타율에 그치고 있다. SSG 최주환(.154), 키움 송성문(.168), LG 리오 루이즈(.171), KIA 김도영(.172), LG 박해민(.179), 한화 최재훈(.179), 롯데 DJ 피터스(.189), 한화 김태연(.191) 등 8명의 타자들이 개막 한 달간 1할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딱 2할에 턱걸이한 서건창(LG), 강민호(삼성)까지 1할대 타자가 거의 두 자릿수에 가깝다. 
투수들의 힘이 넘치는 시즌 초반은 타자들이 불리한 시기다. 매년 새로운 외국인 투수들이 합류해 낯설음을 무기로 하는 KBO리그 특성상 타자들이 초반에는 더욱 고전하곤 한다. 적응기로 여겨지는 개막 한 달간 규정타석 1할대 타자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8회말 1사 LG 박해민이 삼진 판정에 펄쩍 뛰며 아쉬워하고 있다. 2022.04.29 /cej@osen.co.kr

지난 2008년부터 최근 14년간 개막 한 달쯤 되는 4월30일 기준(코로나로 개막이 미뤄진 2020년은 5월31일) 규정타석 1할대 타자가 없었던 시즌은 2019~2020년 2년뿐이다. 2008년 1명, 2009년 2명, 2010년 4명, 2011년 1명, 2012년 3명, 2013년 2명, 2014년 1명, 2015년 2명, 2016년 3명, 2017년 2명, 2018년 3명, 2021년 3명으로 매년 개막 한 달쯤 1할대 타자들이 있었다. 
이들 중 규정타석 1할대 타율로 시즌을 마친 선수는 없었다. 시즌이 갈수록 타자들의 성적이 평균치로 올라오기 마련이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스트라이크존 확대와 공인구 반발 계수 저하로 타자들이 좀처럼 기를 펴기 어려운 환경이다. 
5회초 무사 1루에서 SSG 최주환이 루킹 삼진을 당하고 있다. 2022.04.13 /jpnews@osen.co.kr
과거에는 시즌 초반 존이 확대되면 현장의 극심한 반발 속에 다시 좁혀지곤 했다. 하지만 올해는 스트라이크존 정상화를 기치로 내건 만큼 존이 쉽사리 좁혀지지 않을 전망이다. 한 베테랑 타자는 “올해는 타자들이 쉽지 않을 것 같다. 존이 너무 넓어졌다. 공을 많이 보는 타자들이 굉장히 불리해졌다”고 말했다. 
올해 리그 전체 타율은 2할4푼4리에 불과하다. 지난 1993년(.247)을 넘어 역대 최저 타율 시즌. OPS도 .659로 종전 최저치였던 1993년(.668)보다 낮다. 128경기에서 홈런도 132개로 경기당 1.03개에 그치고 있다. 지난 1987년(378경기 384홈런) 1.02개에 이어 두 번째로 적은 수치다. 
8회말 1사 1루에서 KIA 김도영이 삼진으로 물러나고 있다. 2022.04.02
이대로라면 시즌을 마쳤을 때 규정타석 타율 1할대 타자가 몇 명 나와도 이상할 게 없어 보인다. 역대로 규정타석 1할대 타자는 3명밖에 없었는데 1986년 청보 권두조(.162)가 최초였다. 이어 1997년 현대 박진만(.185)과 쌍방울 김호(.199)가 같은 해 나왔다. 2000년대 이후 규정타석 최저 타율 타자는 2013년 NC 권희동으로 2할3리를 기록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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