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력이다. 롯데 외국인 투수 찰리 반즈(27)가 4일 휴식 후에도 위력적인 피칭을 언제까지 이어갈지 흥미롭다.
반즈는 올 시즌 KBO리그에 데뷔해 6경기(41⅓이닝)에서 5승 무패 평균자책점 0.65, 45탈삼진을 기록하고 있다. 다승 1위, 평균자책점 1위, 이닝 1위, 탈삼진은 키움 안우진(49개)에 이어 2위다.
그런데 반즈는 개막전을 제외하고 5경기 중 4경기를 4일을 쉬고 등판했다. 단 한 번만 5일 휴식 후 등판해 던졌다.

월요일 휴식일이 있는 KBO리그 특성상 5인 선발 로테이션에서 화-일 등판하는 경우를 제외하곤 대부분 5일 휴식 등판을 한다. 외국인 투수들도 대체로 그렇게 등판한다. 지난해까지 유일하게 KT 데스파이네는 미국 시절부터 4일 휴식 등판을 선호해 고수하는 편이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외국인 투수들의 ‘4일 휴식→5일 턴’을 시도하고 있다. 그는 "미국에 있을 때부터 5일 턴에 익숙해져 있다. 가능한 4일 휴식에 맞춰줄 것이다. (다른)투수와 경기에 따라 추가 휴식일을 줄 수 있어 선발 로테이션에 유연성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상으로 시즌 출발이 늦은 스파크맨은 아직 한 번도 4일 휴식 등판을 하지 않고 있는데, 건강한 반즈는 다르다. 지금까지 반즈는 짧은 휴식에도 놀라운 성적을 기록 중이다. 대성공이다. 4일 휴식 후 등판한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32로 더 뛰어난 성적이다. 5일 휴식 후 등판한 1경기도 평균자책점 1.13(8이닝 1실점)으로 좋다.
# 반즈 투구 일지
4월 2일 키움전 5이닝 102구 1실점
4월 7일 NC전 7⅔이닝 102구 1실점
4월 12일 KIA전 5이닝 97구 비자책(4실점)
4월 17일 KT전 8⅔이닝 107구 무실점
4월 22일 삼성전 7이닝 93구 무실점
4월 28일 SSG전 8이닝 101구 1실점 *5일 휴식
반즈는 여느 투수들과 달리 개막전부터 100구 이상을 던졌다. 키움과의 개막전에서 102구를 던지며 1실점으로 막아냈다. 그리곤 4일만 쉬고 NC전에서 또 102구를 던졌다. 개막전 이후 4경기 연속 4일 휴식 후 등판을 했는데, 개막전을 포함한 5경기에서 평균 100구를 던졌다. 남다른 체력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SSG전은 처음으로 5일을 쉬고 등판했다. 8이닝 동안 삼진 11개를 잡아내며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다. 반즈는 또 나흘만 쉬고 3일 수원 KT전에 선발 투수로 나설 예정이다.

반즈와 호흡을 맞추는 포수 지시완은 “커맨드가 좋다. 공격적으로 던지고, 템포도 좋다. 원하는 구종을 원하는 곳에 던질 수 있는 능력이 좋다. 공의 무브먼트가 심하다. 받기 힘들다”며 “처음에는 이렇게까지 위력적인줄 몰랐다. 슬라이더가 가지각색이다. 반즈는 ‘똑같은 슬라이더’라고 말하는데, 받는 입장에서는 다르다. 받기 힘들다. 타자들이 치기 힘들 것이다”고 반즈위 구위를 설명했다.
서튼 감독은 반즈의 활약에 대해 “반즈는 홈플레이트 양쪽 모두로 직구를 던질 수 있다. 두 종류의 변화구 감각도 좋다. 필요에 따라 존 바깥으로 빼기도 하고, 안으로 넣는다. 모든 구종을 스트라이크로 던질 수 있는 투수다”라고 칭찬했다. 우타자 상대로는 체인지업, 좌타자 상대로는 슬라이더를 주로 던진다.
반즈의 공을 잘 치기 위해서는 타자는 간단한 타격 계획을 갖고 타석에 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서튼 감독은 “반즈는 타자의 반응을 보고 스윙을 읽을 줄 아는 투수다. 직구 2개 를 연속으로 던지거나, 체인지업 2개를 연속으로 던질 수도 있는 투수다. (타자를 상대하면서) 순간 조정 능력이 좋다. 주자가 득점권에 나가면 집중력과 실행력이 한 단계 올라간다”라고 언급했다.
한편 반즈는 지난해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9경기(선발 8경기)에 등판해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5.92를 기록했다. 트리플A에서는 16경기(76이닝) 선발로 뛰며 6승 4패 평균자책점 3.79를 기록했다. 2020시즌은 코로나로 마이너리그 시즌이 열리지 않았고, 2019년 하이싱글A, 더블A, 트리플A 3단계에서 모두 뛰면서 26경기 7승 8패 평균자책점 4.88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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