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영 "'결사곡3', 인생에 터닝포인트…오래 기억해주길"[인터뷰 종합]
OSEN 김나연 기자
발행 2022.05.03 08: 21

 지난해 2월 첫 방송된 TV조선 주말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3’(극본 피비(임성한)/연출 오상원, 최영수/이하 ‘결사곡3’)가 1일, 자체 최고 시청률 10.4%를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시즌1부터 약 2년간 송원 역으로서 극의 한 축을 담당했던 이민영은 “실감이 안 난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민영은 “방송이 끝날 때까지 배우들은 아직 그 배역을 생각하고 있어서 끝났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데, 이제야 실감이 많이 난다. 시원섭섭하다. 우선 소복을 벗은 시원함이 조금 크고, 열린 결말 같아서 섭섭한 마음도 있다”고 털어놨다.
극중 송원은 부혜령(이가령 분)의 남편이었던 판사현(강신효 분)과 불륜을 저지르는 인물. 끝내 판사현과 부혜령은 이혼을 하고, 송원은 판사현의 아이를 임신하면서 행복한 결혼생활을 꿈꿨지만 시즌3 극초반에 출산 중 사망해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뿐만아니라 송원은 사망 이후에도 귀신이 돼 구천을 떠도는가 하면, 부혜령에게 빙의하는 행보로 반전을 선사했다.

이에 이민영은 “대본을 보고 충격과 슬픔이 있었다”면서도 “솔직히 시즌1때 부터 송원이 사망한다는 건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언제 죽을지 기다려왔다. 작가님이 정확히 지시를 안 해주시는 데 (사망에 대해서는) 조금 들었다. 시즌3 초반에 죽는다는 사실은 그때가 돼서 알았다”며 “귀신이 되거나, 빙의한다는 건 정말 몰랐다. ‘초반에 하차 하겠구나’ 생각했는데 선생님이 이런 사후세계를 그리신 줄 몰랐다. 그래서 ‘장르가 다양해지는구나..’ 싶었다”고 전했다.
이민영은 작중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부혜령의 몸에 빙의해 판사현과 결혼식을 올리는 장면을 언급했다. 그는 “대본을 보면서 슬펐다. 송원이라는 캐릭터는 불륜녀고 제 3자가 봤을 때 너무 무서운 캐릭터지만, 저는 송원을 이해하지 않으면 연기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최대한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결혼식 장면은 제가 송원인 걸 떠나서 슬프더라. 저기엔 내 새끼가 있고, 죽어서 영혼이 돼서 사현의 옆에 서서 걷는데 스태프들도 다 너무 슬프다고 할 정도로 찡했다. 그 장면을 찍고 나서 임성한 선생님도 편집할 때 많이 찡하셨다고 하시더라”라고 말했다.
특히 배우 성훈이 판사현을 연기했던 시즌1, 2와는 달리, 시즌3에서는 강신효가 새롭게 판사현 역을 맡아 연기했던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이민영은 “강신효씨를 봤을 때 디테일한 외형은 다르겠지만 피지컬이 비슷했다. 또 굉장히 연기를 잘하는 친구라서 배우가 바뀐 것에 대해 어색함을 잘 못 느꼈다. 합류하자마자 정말 사랑한 여자와 죽음으로 헤어진 후 오열하는 신을 촬영해야 해서 힘들었을 텐데 연기를 리얼하게 잘 해줘서 고마웠다. 처음으로 호흡을 맞춰 본 배운데 정말 좋았다”고 만족감을 전했다.
‘결사곡3’ 마지막회에 그려졌던 송원의 결말에 대한 이야기도 전했다. 송원은 마지막회에서 서반(문성호 분)의 차 옆자리에 타더니 “저승사자도 돌팔이가 있는 것 같다. 무사해서 다행”이라며 “아주 잠깐이지만 한편으로는 (저승사자가 데려가는 사람이) 부장님이었으면 했다. 외로워서”라고 서반의 죽음을 원했다는 듯한 속내를 드러내 충격을 안겼다.
이에 이민영은 “‘어떻게 이런 대사를 할 수 있지?’ 싶더라. 죽은 사람의 혼잣말이라 자신의 진심을 남들은 못 듣기 때문에 한 거라고는 하지만 대사를 하면서도 저도 무서웠다. 어떻게 산 사람을 데려갈 생각을 하나. 저승사자 캐릭터도 아닌데 산사람한테 ‘같이 같으면’이라고 하니 무서워서 어떻게 소화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그런가 하면 마지막회 엔딩에서는 화제의 시즌2 엔딩 장면인 서반과 송원의 결혼식 장면이 다시 등장해 의문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민영은 “시즌2에서 그 장면을 촬영할 땐 영혼결혼식이라고 얼핏 생각했다”면서도 “시즌3에서는 어떤 의미인지 모르겠다.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엔딩으로 편집 방향을 잡기 때문에 배우들은 어떤 엔딩이 나올지 아무도 모르고 연기했다. 저도 몰랐다. 배우들도 각자 엔딩을 촬영했다. 제 대본의 마지막은 차 안의 장면이었다. 시즌2 엔딩 장면을 다시 사용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어떻게 연결될지는 몰랐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그러면서 “작가님이 송원에 대해 다 풀지는 못했다고 말씀하신 것 같다. 시즌3에서는 새로운 인물 쪽에 중점 두고 쓰신 게 아닐까 싶다”며 “시즌4에 대해서는 아직 들은 바가 없다. 시즌4를 하게 된다면 송원은 이제 보내줘야하지 않을까 싶다. 너무 구천을 떠돌았지 않나. 다시 과거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한 송원은 등장하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작가님 생각은 아무도 모른다. 사실 (송원의 이야기를) 마무리 짓지 못해서 저도 답답한데 시청자분들은 얼마나 답답하겠나. 마무리 할 수 있다면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시즌1부터 시작된 ‘결사곡’은 이 같은 예측불가한 스토리로 많은 화제를 모으며 시즌3까지 명맥을 이어갔다. ‘결사곡’ 시리즈를 통해 시즌3라는 긴 호흡으로 작품을 이끌어간 이민영은 “처음은 아니지만, 긴 드라마에 출연하는 건 영광이고 좋다”고 전했다.
이어 “요즘 유튜브나 OTT를 통해 한 번에 정주행하는 게 몸에 배어있지 않나. 긴 호흡의 뭔가를 보기 힘든 요즘인데 시즌3까지 시청자들과 함께 호흡하고 끌어올 수 있다는 게 저한테는 값진 시간이었던 것 같아서 영광이었다. 그런 작업에 함께 참여한 게 기뻤다. 긴 호흡의 드라마를 보기 힘들어하는 시대지 않나. 저조차도 바쁜 일상에 ‘짤’로 보는 걸 좋아하는데 시즌3를 2년 가까이 함께 했던 게 좋다. 아무래도 함께 호흡해주시고 같이 기뻐하고 분노해주셨던 시청자 분들이 없었다면 올 수 없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아서 감사 드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민영은 ‘결사곡2’ 종영 당시 “배우 인생 2막을 열어준 작품”이라고 설명했던 바 있다. 이에 그는 “시즌3에서 송원은 사후세계에 있었고, 사후세계가 중심인 드라마는 아니었기 때문에 제가 활약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면서도 “시즌3까지 하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라 그런 부분에서 같이 참여하면서 제 인생에 터닝 포인트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민영은 일찍이 차기작으로 TV조선 새 드라마 ‘마녀는 살아있다’ 출연을 확정지었다. ‘마녀는 살아있다’는 산 날과 살 날이 반반인 불혹의 나이에 각자 죽이고 싶은 누군가가 생겨버린 세 여자의 블랙코미디 드라마로, 극중 이민영은 재벌집 외며느리이자 결혼 후 난임으로 고통받으면서도 뇌경색에 치매까지 걸린 시어머니를 묵묵히 간병 중인 역대급 효부 ‘채희수’ 캐릭터로 열연을 펼친다.
이에 그는 “굉장히 열심히 사는 친구다. 불혹을 앞둔 세 친구가 각자 인생에 힘든 시기를 겪고, 앞에 닥친 역경을 각자의 스타일대로 헤쳐나가면서 펼쳐지는 스토리다. 저는 재벌집 며느리로 들어왔지만 오자마자 힘든 일을 겪게 된다”며 “송원과는 다르다. 우선 남편이 살아 있다. 시어머니에게 역대급 제안을 받으면서 엄청난 삶의 소용돌이에 들어가게 된다”고 설명해 기대를 더했다.
마지막으로 “시즌3까지 함께 호흡해주신 시청자들께 가장 큰 감사 드리고, 이번에 새로 들어오신 배우분들이나 제작진분들이나 너무 고생해서 박수쳐 드리고 싶다. 그동안 송원을 보면서 함께 느껴주시고 함께 분노해주시고 즐겨주셨던 것에 대해 감사드리고, 오래오래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저는 다른 드라마에서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인사를 드리게 될 거다. 그러니 송원은 조금만 기억해주고 다음의 제 모습도 기다려주시면 좋겠다”며 ‘결사곡’을 지켜봐준 시청자들에게 감사 인사와 당부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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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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