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 확률 88%의 타구의 슈퍼캐치는 평소에 별다른 표정이 없는 ‘괴짜’ 잭 그레인키(캔자스시티 로열스)도 미소 짓게 만들었다.
캔자스시티는 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이날 선발 등판한 잭 그레인키는 6이닝 3피안타(1피홈런) 1탈삼진 무4사구 1실점을 기록했지만 타선이 침묵하면서 패전 투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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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레인키를 깜짝 놀라게 하고 미소 짓게 만든 장면도 있었다. 5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그레인키는 앤드류 키즈너와 1볼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5구 째 87.1마일 포심(약 140km)을 던졌다. 그러나 한가운데로 몰렸고 통타 당했다. 타구는 가운데 담장 방향으로 큼지막하게 날아갔다.
그런데 중견수 마이클 테일러가 어느새 쫓아갔고 담장에 오른발을 딛고 점프하면서 홈런성 타구를 걷어냈다. 펜스 너머로 떨어지는 타구를 마치 스파이더맨처럼 벽을 타고 올라가서 잡았다. 포커페이스를 유지하고 반응을 거의 하지 않는 그레인키도 테일러의 슈퍼 캐치에 글러브를 던지고 미소를 짓는 등 비교적 격하게 반응했다. 무표정의 괴짜도 테일러의 수비를 보고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스탯캐스트’에 의하면 이 타구는 타구 속도 102.6마일(약 165km)에 발사각 26도의 완벽한 배럴 타구였다. 비거리도 411피트(약 125m)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타구의 안타가 될 확률, 기대 타율은 8할8푼에 달했다. 안타 확률이 88%가 되는 타구를 마이클 테일러의 운동신경으로 잡아낸 것.
경기 후 그레인키는 현지 언론들과 인터뷰에서 다시 한 번 웃었다. MLB.com 역시 ‘테일러의 캐치는 평소에 좀처럼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그레인키의 미소를 짓게 할 정도였다’라고 전했다.
그레인키는 “좋은 플레이었다. 그가 점프를 했을 때 나는 공이 담장을 넘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라며 “그래서 글러브에 공이 있는 공을 보고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그 플레이는 TV에서 보는 것보다 실제로 보는 게 훨씬 더 좋은 플레이였다”라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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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자스시티 마이크 매시니 감독은 “내가 본 최고의 캐치 중 하나였다. 테일러가 공에 도달했을 때의 속도, 본능, 운동능력 등 그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기 힘들 것”이라면서 ‘매일 경기에 나서는 외야수 가운데 가장 저평가 된 외야수라고 생각한다. 점프와 타구 추적, 효율성, 스피드를 모두 포함해서 말이다. 인상적이었다. 우리는 그의 수비를 당연하게 여길 수 있지만 그가 하는 일은 보통 수비가 아니다”라고 테일러를 치켜세웠다.
지난해 142경기 타율 2할4푼4리(483타수 118안타) 12홈런 54타점 58득점 14도루 OPS .653의 기록으로 데뷔 후 가장 많은 경기와 타석에 들어섰던 테일러다. 그리고 수비력을 과시하면서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다.
지난해 디펜시브런세이브(DRS) +19를 기록했고 스탯캐스트 상에서는 15개의 아웃카운트를 다른 중견수보다 더 잡아내는 수치를 보여주며 수비력을 인정 받았다. MLB.com은 ‘2022년 골드글러브 수상도 가능하고 이런 수비력은 캔자스시티가 계약을 연장한 이유다. 불가능한 플레이를 일상적으로 보여주기 위함이다’라며 테일러의 수비력을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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