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틀렸어" ML에는 이런 심판도 있다, 판정 실수→투수에 사과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05.04 05: 35

볼 판정 실수를 인정한 심판이 있다. 그런 심판에게 사과한 투수가 있다. 뉴욕 메츠 우완 투수 크리스 배싯(33)과 베테랑 심판 채드 페어차일드(52) 심판이 훈훈한 사연의 주인공들이다.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뉴욕 메츠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경기가 열린 시티필드. 5회초 2사 후 애틀랜타 댄스비 스완슨 상대로 볼카운트 2B-2S에서 던진 메츠 선발 배싯의 5구째 싱커가 스트라이크존 아래를 통과했다. 
루킹 삼진을 확신한 배싯은 자신 있게 발걸음을 1루 덕아웃으로 옮기며 공수 교대를 준비했다. 그런데 주심을 맡은 페어차일드 심판의 손이 움직이지 않았다. 볼 판정을 내린 것이다. 

[사진] 채드 페어차일드 심판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가던 길을 멈춘 배싯. 마운드로 돌아와 스완슨과 7구 승부 끝에 볼넷을 줬다.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낸 배싯은 맷 올슨을 3루 내야 뜬공 처리하며 어렵게 5회를 마쳤다. 실점으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8개의 공을 던지며 힘을 뺐다. 
놀라운 장면은 이닝 종료 후에 나왔다. 마운드를 내려가던 배싯을 바라본 페어차일드 심판. 손으로 가슴을 치며 자기 잘못을 인정했다. 지난 2004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베테랑 심판으로서 품격을 보여줬다. 배싯도 쿨하게 받아들였다. 오히려 심판의 어려움을 헤아렸다. 
[사진] 크리스 배싯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 후 MLB.com에 따르면 배싯은 “스트라이크인 줄 알았다. 하지만 심판은 세상에서 가장 힘든 직업 중 하나다. 심판이 판정을 하나 놓쳐도 문제없다.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 심판에게 화내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배싯에 따르면 페어차일드 심판은 “내가 틀렸다”며 사과했다. 이에 배싯도 “내가 틀렸다”고 한 뒤 “좋아, 그냥 넘어가자”는 말로 화답했다. 
지난해 시즌 중반부터 심판들이 투수들의 이물질 검사를 하면서 배싯은 오히려 인간적인 유대감이 쌓였다고. 그는 “예전에는 심판들과 이야기할 기회가 없었지만 지금은 심판들과 비공식적으로 대화를 할 수 있어 이물질 검사를 할 때 즐겁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심판들은 훨씬 좋다”고 말했다. 
[사진] 크리스 배싯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편 배싯은 이날 7이닝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8탈삼진 3실점 역투를 펼쳤으나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시즌 3패(2승)째를 당했다. 시즌 최다 이닝을 던졌지만 평균자책점은 2.25에서 2.61로 올랐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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