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타율 1위를 질주 중인 ‘리틀 이대호’ 한동희(23·롯데)가 국민거포 박병호(36·KT)로부터 타격 능력을 인정받았다.
박병호는 지난 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와의 시즌 4차전에 4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1홈런) 2타점 2득점 맹활약으로 팀의 10-5 완승을 이끌었다.
홈런은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나왔다. 앞서 황재균의 절묘한 2타점 적시타로 2-2 동점이 된 상황. 2사 1루서 타석에 등장한 박병호는 롯데 에이스 찰리 반즈를 만나 2B-1S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한 뒤 4구째 체인지업(125km)을 받아쳐 역전 장외 투런포로 연결했다. 4월 30일 고척 키움전 이후 2경기 만에 나온 시즌 6번째 홈런이었다.

경기 후 만난 박병호는 “FA로 KT에 온 걸 떠나서 내가 해야 할 역할이 바로 이것이다. 난 장타를 많이 쳐야하는 타자이기 때문에 지금 홈런과 장타가 나오는 게 긍정적이다”라며 “앞으로 더 자신 있게 타격을 해야 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지난달 17일 사직에서 8⅔이닝 무득점으로 꽁꽁 묶였던 반즈를 어떻게 공략했을까. 박병호는 “부산에서 만났을 때 생각보다 변화구 비율이 높았다. 오늘 역시 그랬고, 그 상황에서 변화구가 올 것으로 예상했는데 타이밍이 잘 맞아서 좋은 타구로 연결됐다. 초구 체인지업, 2구 직구, 3구 직구를 던지길래 변화구 타이밍을 예측했다”고 밝혔다.

박병호는 이날 홈런 하나를 추가하며 이 부문 단독 2위로 올라섰다. 1위 롯데 한동희(7개)와의 격차는 불과 1개. 한동희는 이날 3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다가 9회 마지막 타석에서 2루타를 치며 5타수 1안타 2삼진으로 홈런 없이 경기를 마쳤다.
박병호는 한때 KBO리그를 대표하는 홈런왕이었다. 2012년부터 홈런, 타점, 득점, 장타율 등 주요 부문을 석권하며 2년 연속 정규시즌 MVP를 차지했고, 당시 2년 연속 50홈런을 비롯해 4년 연속 홈런왕을 거머쥐었다. 국민거포라는 별명이 붙은 것도 바로 이 시기다. 메이저리그에 잠시 다녀온 뒤에도 2년 연속 30홈런으로 KBO 대표 4번타자의 명성을 이어갔다. 그의 통산 홈런 개수는 333개에 달한다.
올해 모처럼 시즌 초반부터 홈런 레이스에 가세한 박병호. 홈런왕 욕심이 생기냐고 묻자 “없다”고 선을 그으며 이날 홈런 1위 한동희의 타격을 지켜본 감상평을 전했다. 2018 롯데 1차 지명 때부터 ‘리틀 이대호’로 기대를 모았던 한동희는 현재 타율(4할2푼4리)과 홈런 1위를 질주 중이다.
박병호는 “오늘도 한동희의 타격을 봤는데 정말 대단하다. 그냥 감탄만 했다”며 “타격폼이 이대호 선배와 비슷하다. 밀어서 잘 치고 늦은 타이밍에도 부드럽게 잘 친다. 난 부드러운 스타일은 아니다”라고 칭찬했다.
한동희는 올 시즌 홈런뿐만 아니라 최다안타(42개), 타점(22개), 출루율(.477)도 나란히 2위에 올라 있다. 프로 데뷔 5년 만에 타격에 제대로 눈을 뜬 모습이다. 박병호는 “타율을 보면 알 수 있다. 홈런뿐만 아니라 모든 코스에서 강점을 갖는 타자다. 정말 대단하다”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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