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령 "'결사곡' 시즌4? '전원일기'처럼 계속 하고 싶죠" [인터뷰 종합]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2.05.04 11: 50

공백기만 7년. 인고의 시간을 버틴 원동력으로 다음의 '빅스텝'을 꿈꾼다. '결혼작사 이혼작곡' 시리즈 1, 2, 3에서 열연한 배우 이가령의 이야기다. 
이가령은 지난 1일 종영한 TV조선 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3'(극본 피비(Phoebe, 임성한), 연출 오상원 최영수, 약칭 '결사곡3')에서 주인공 중 한 사람인 부혜령 역으로 열연했다. '결사곡3'는 라디오 방송국에서 수년째 합을 맞춰온 라디오PD 사피영(박주미 분), 라디오DJ 부혜령(이가령 분), 그리고 맏언니 라디오작가 이시은(전수경 분)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임성한 작가 특유의 극성 강한 소재와 파격적인 전개를 세개 시즌에 걸쳐 선보이며 마니아 층의 사랑을 받았다. 이에 이가령은 4일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국내 취채진과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결사곡' 시리즈가 2021년 1월 첫 방송을 시작한 터. 촬영 기간을 생각하면 2020년 하반기부터 2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이가령은 부혜령으로 살았다. 이에 그는 '결사곡3' 종영과 함께 부혜령을 떠나 보내며 "후련하기보다는 조금 아쉽다. 시즌3가 끝나서 정말 다 끝난 느낌이다. 시즌1, 2를 할 때는 시즌3에 대한 기대감이 있어서 아쉽지만 기다리는 느낌이 있었다. 시즌3도 확실하게 끝맺은 느낌은 아니지만 아직까지 시즌4가 있을지, 없을지 정확한 이야기가 없이 일단은 없는 상황이라 너무 아쉽다"라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실제 '결사곡3'는 16회(마지막 회)에서 '열린 결말'로 끝맺었다. 심지어 부혜령의 마지막 장면은 아기동자 귀신을 알아보고 신병에 들린 듯한 모습으로 끝난 터. 시즌3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시즌4와 관련 이가령은 "'결사곡3' 중반부터 시즌4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저는 특이 '결사곡' 시리즈가 '전원일기'처럼 갔으면 좋겠다고 제일 많이 말했다"라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다만 아직까지 정확하게 시즌4 여부와 내용에 대해 나온 말은 없다"라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또한 그는 '결사곡3' 후반에서 송원(이민영 분)이 부혜령에 빙의해 1인 2역을 소화한 점에 대해 "후반부부터 빙의 연기를 하게 됐다. 3분의 1정도 왔을 때 작가님이 어떤 씬이라고 말은 안 하시고 송원의 말투나 행동을 따라해보라고 하셔서 따라하려고 노력했다. 이민영 선배님이 실제로도 여성스러우신 분이다. 같이 있을 때도 언니 말투를 따라하려고 노력했다"라고 밝혔다. 
나아가 이가령은 "빙의 같은 그런 부분을 맹신하진 않는다. 그렇지만 흥미를 느낄 수 있어서 거부감은 없었다. 오히려 신병에 들린 다음은 어떻게 될까 궁금하기도 했다"라며 웃었고, "빙의로 1인 2역을 연기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었다. 한 사람이 두 가지 역할을 하는 게 쉽지도 않고 그럴 기회도 없다. 솔직히 세 시즌을 하면서 같은 역을 계속 한다는 것보다 캐릭터가 바뀌는 연기를 하는 게 부담은 됐지만 좋았다. 시즌1, 2에서는 항상 부혜령이 화나 있었는데 시즌3에서는 빙의 되면서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다"라고 설명했다. 
이가령은 이어 "이야기처럼 순서대로 촬영하는 게 아니라 어떤 날은 부혜령, 어떤 날은 송원 빙의 장면을 찍어서 회차를 4개 정도 왔다갔다 하다 보니까 나도 모르게 부혜령을 연기할 때 송원이 남아있을 때가 있었다. 순간순간 바뀌는 게 안 돼서 연습을 하고 들어간 경우가 있었다"라고 고충을 밝혔다.  
또한 "부혜령의 신병이 안타깝다는 댓글 반응들이 많더라. '혜령이 좀 행복하게 해달라'라고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신병과 빙의 장면이 그런 동정표를 받을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다. 뜻하지 않은 응원에 감사했다. '내 편'이 생긴 기분이었다"라며 놀라워 했다. 
이어 "'결사곡3'에서 제 마지막이 아기동자를 보고 빙의가 돼서 신병이 든 느낌으로 끝나지 않았나. 확실하지 않은 상태로 끝이 나서 완전 열린 결말이라 다음을 그릴 수 있는 게 좋았다. 아직까지 시즌4에 대해 공식적으로 전달받은 것은 전혀 없다. 다만 다같이 오래했던 작품이라 언젠가 만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고, 만약 시즌4를 간다면 (빙의) 연장선상에서 또 다른 연기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이 있다"라고 말했다. 
'결사곡' 시리즈는 시즌3에서 일부 배우들이 교체되는 혼란을 겪기도 했다. 시즌1, 2에 걸쳐 판사현 역으로 열연한 배우 성훈이 시즌3에서 하차하고 해당 캐릭터를 배우 강신효가 넘겨받았다. 마찬가지로 앞선 두 시즌에서 신유신으로 열연한 배우 이태곤도 시즌3에서 시리즈를 떠났고, 배우 지영산이 바통을 이었다. 김동미 역의 배우 김보연도 시즌1, 2에서 열연했으나 시즌3에서는 해당 캐릭터를 배우 이혜숙이 이어받았다. 
같은 역할, 다른 배우를 상대해야 하는 이가령에게 혼란은 없었을까. 이가령은 "배우가 바뀐 부분에 대해 아쉬움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으면서도 "새로운 분들이 기존 캐릭터에 잘 적응할 수 있게 맞이하고 싶은 마음이 남은 모두에게 있었다. 어떤 역할을 새롭게 이어간다는 게 쉽지 않다. 그런 상황에 새로운 배우들이 와준 것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감사한 마음이 컸다. 다행히 새로 오신 분들이 적응을 잘해주셔서 어려움 없이 맞춰갈 수 있었다"라고 고마움을 강조했다. 
또한 그는 "강신효 씨와의 호흡이 재미있었다. 성훈 씨가 연기적으로 맞추는 게 좋았다면 강신효 씨는 스토리 내용과 일상적인 연기로 이야기할 게 많았다"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부혜령은 어렵게 한 임신과 유산, 판사현과의 재혼 등 유독 다채로운 상황에 처했던 터. 이가령도 자연스럽게 더욱 다양한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 자연스레 부혜령과 이가령을 응원하는 시청자 반응도 많아졌다. 이가령은 "많이들 혜령이를 응원해주셨다"라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또한 이가령은 "시즌1, 2 때는 적응하기 바빴다. 그런데 시즌3에서는 내 생각을 넣고 싶다는 욕구가 들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자각님이 '대본에 충실해라'라고 말씀을 주셨다. 나중에 보니 알겠더라. 내 생각을 넣으면 작가님이 표현하는 분위기가 안 난다는 걸. 그 안에서 움직이는 게 혜령이 캐릭터에 제일 적합한 것 같았다. 호흡 하나까지 대본에 있어 거기서 벗어나면 작가님의 큰 그림에 벗어나게 됐다"라고 연기 비화를 밝혔다. 
다만 그는 "극 중 사피영과 이시은은 로맨스도 이루고 임신도 했다. 나중에는 그 둘만 연애하고 그 둘만 임신하고 혜령이는 그러지 못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라고 웃으며 "다음 기회가 있다면 사랑받고 감정을 주고받는 연기를 해보고 싶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결사곡' 시리즈에 임하기 전 이가령은 2015년 '불굴의 차여사' 이후 6년 여의 공백기를 거쳤다. 공백기 5년 차에 포기하고 싶어진 스스로에게 화까지 났다는 그는 복귀작이 된 '결사곡' 시리즈를 거치며 "드디어 길이 열렸다"라는 해방감을 맞봤다. 나아가 그는 '결사곡' 시즌1, 2에서 열연한 선배 연기자 김보연의 열연이나 휴식기 중 감상한 '킬힐' 속 또 다른 선배 연기자 이혜영의 열연을 보며 자신도 그처럼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미래를 꿈꿨다. 
그런 이가령에게 '결사곡3' 나아가 '결사곡' 시리즈는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이가령은 "장르물이 아닌 'K막장'으로 글로벌 OTT 플랫폼 넷플릭스까지 타지 않았나. 그런 의미에서 뜻깊다. 시즌1, 2, 3 내내 시청자 분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마무리 지은 게 너무 감사하고 그 자체로 새로운 일"이라며 "아직 이가령보다 부혜령을 기억하는 분들이 많은데 그조차도 쉽지 않다는 것을 안다. 여러가지로 의미가 큰 작품이다. 무엇이듯 해낼 수 있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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