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조 출신 필승조 배신과 4할 포수 역공…NC 트레이드 역풍 직격타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05.05 05: 06

트레이드의 성패는 긴 호흡으로 지켜봐야 하는게 정설이다. 당장 평가를 내리기에는 당장 어떤 변수가 있고, 미래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 그래도 트레이드 직후의 결과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모두 윈나우팀들이 서로 가려운 곳을 긁어주려는 트레이드는 더더욱 현재 결과를 중요시할 수밖에 없다.
NC는 지난 겨울 삼성과 1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주전급 백업 포수였던 김태군을 보내면서 잠수함 투수 심창민과 포수 김응민을 데려왔다.
김진성(현 LG), 임창민(현 두산) 등 투수진의 무더기 방출로 생긴 불펜진 공백을 채우기 위해 심창민을 데려왔다. 2020~2021년, 2년 동안 평균자책점 5.78에 그쳤지만 구위가 여전히 괜찮고 분위기 환기로 재기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대신 지난해 양의지의 팔꿈치 부상으로 사실상 주전 포수 역할을 했던 김태군이라는 만만치 않은 대가를 지불했다. 백업으로 훌륭한 선수지만 박대온이라는 젊은 포수가 나름 성장했고, 또 올해 상무에서 제대하는 유망주 김형준의 자리도 필요했기에 김태군이 정리대상이 됐다. 아울러 올해는 양의지가 풀타임 포수로 다시 복귀할 것이라고 자신했기에 김태군의 공백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NC 심창민 /OSEN DB

그러나 시즌 뚜껑을 열어보자 정 반대의 결과가 나오고 있다. NC가 기대했던 반등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한 차례 2군을 다녀오긴 했지만 한계만 확인하고 있다. 7경기 1승1패 평균자책점 18.00(4이닝 8자책점), 5볼넷, 3탈삼진, WHIP(이닝 당 출루 허용) 2.75에 달한다.
특히 친정팀이었던 3~4일, 삼성과의 경기에서 심창민의 난조는 더욱 두드러졌다. 3일 삼성전 1-3으로 뒤진 7회말 1사 1루에서 올라와 ⅔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고 8회초 타선의 7득점 대폭발로 승리 투수가 됐다. 하지만 승계주자를 불러들이면서 점수 차를 오히려 벌어지게 했다. 이적 후 첫 승이었지만 내용적으로 좋다고 말하기는 힘들었다.
결국 4일 경기에서 심창민은 친정팀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5-2로 앞선 8회말 셋업맨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선두타자 강민호에게 2루타를 맞았고 김동엽에게 3루수 굴절 좌전 안타를 허용해 무사 1,3루 위기를 자초했다. 3루수 노진혁의 글러브 포켓을 맞고 타구가 외야로 흘렀다. 심창민 입장에서는 불운했다. 결국 김헌곤에게 적시타를 내줬다. 5-3으로 추격을 허용했고 아웃카운트 1개도 잡지 못한 채 공을 김영규에게 넘겼다.
결과적으로 심창민은 이날 NC에 재앙과 같은 결과를 안겼다. 심창민이 올라온 뒤 8회말 전체가 요동쳤다. 김영규도 상황을 억제하지 못한 채 무려 9점을 헌납하며 5-11로 역전패를 당했다.
공교롭게도 심창민의 반대급부였던 김태군은 올해 맹렬한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심창민이 무너진 뒤 김태군에게 일격을 맞았다. 4-5로 추격을 당하던 8회말, 1사 1,3루에서 대타로 등장한 김태군을 맞이했고 동점 적시 2루타를 허용했다. 대역전패로 가는 과정에서 김태군에게 한방 얻어맞은 셈이다.
삼성 김태군 /OSEN DB
특히 김태군은 올해 20경기 타율 4할3푼8리(48타수 21안타) 9타점 7득점 OPS 1.035의 ‘공격형 포수’ 성적을 내고 있다. 주전 강민호의 백업 역할로 손색이 없는 경기력을 과시하고 있다.
NC 입장에서는 김태군의 존재가 더더욱 아쉬운 것은 현재 양의지가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고 기대했던 다른 백업 포수들이 아쉬운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
양의지는 개막 직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뒤늦게 합류했고 컨디션 회복도 더뎠다. 더군다나 지난 30일 창원 한화전에서 왼쪽 발가락에 사구를 맞으며 통증에 허덕이고 있다. 이번 삼성 주중 3연전도 포수 마스크를 쓰지 못하고 대타로만 출장을 하고 있다.
‘풀타임 양의지’ 플랜이 개막부터 삐걱거리면서 포수진 운영 자체가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고 있다. 양의지 대신 나섰던 박대온 마저도 현재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다. 심창민과 함께 이적한 김응민이 포수마스크를 쓰고 있지만 공수에서 아쉬움이 따르는 것은 아쩔 수 없다.
코치 음주 폭행에 이어 술판 파문을 일으켰던 3인방의 복귀로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NC다. 그리고 나름 야심차게 단행한 트레이드의 결과가 당장 역풍으로 이어지고 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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