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84억→연봉 5천’ 129승 투수의 불펜 백의종군…ERA 1.13 ‘부활투’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2.05.05 03: 45

 지난 4년간 부진을 씻고, 불펜 투수로 재기의 불꽃을 태우고 있다. 바닥을 딛고 올라오는 통산 129승에 빛나는 두산 베테랑 투수 장원준(36) 이야기다. 올 시즌 초반 구원 투수로 1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장원준은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경기에서 4-2로 앞선 6회 1사 1,2루 위기에서 등판했다.
좌타자 서건창을 상대로 1B-1S에서 슬라이더를 던져 2루수 땅볼을 유도, 1루 포스아웃에 이어 2루로 뛰던 1루 주자를 협살로 몰아 더블 아웃시켰다. 간단하게 위기 탈출.

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7회말 1사 1, 3루 두산 장원준이 마운드에 올라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2022.05.03 /ksl0919@osen.co.kr

이어 7회는 LG의 1~3번 좌타 라인 박해민-문성주-홍창기를 총 8구만 던져 세 타자 모두 내야 땅볼로 삼자범퇴 처리했다. 8회 홍건희에게 공을 넘겼고, 이날 1⅔이닝 퍼펙트 피칭으로 승리 디딤돌을 놓았다.
지난 3일 LG전에서도 장원준은 3-2로 앞선 7회 1사 1,3루 위기에서 등판, 문성주를 초구에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위기를 잠재웠다.
이틀 연속 홀드. 장원준은 올 시즌 9경기에서 8이닝을 던지며 1실점, 평균자책점 1.13과 4홀드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성적이 1패 1세이브 4홀드인데, 올해 한 달 만에 홀드는 같은 숫자를 채웠다. 반가운 부활투다.
장원준은 8년 연속 10승을 거두며 ‘장꾸준’으로 불리기도 했다. 장원준은 2015시즌에 앞서 두산과 4년 총액 84억원에 FA 계약을 했다. 두산은 팀의 역대 외부 FA 최고액 기록으로 장원준을 영입했고, 장원준은 2015년부터 12승-15승-14승을 기록하며 ‘두산 왕조’에 기여했다. 3년 동안 한국시리즈에서 평균자책점 0.77을 기록했고, 두산은 한국시리즈 우승 2번, 준우승 1번을 차지했다.
하지만 장원준은 2018년 갑자기 부진에 빠졌다. 구위가 하락하며 마운드에서 난타 당하는 일이 잦았다. 결국 평균자책점 9.92(3승 7패 2홀드)의 참담한 숫자로 시즌을 마쳤다. 슬럼프 혹은 에이징 커브인지 몰라도 하락세는 오래 지속됐다. 잔부상도 겹쳤다.
이후 선발로는 기용되지 못했고 불펜 투수로 재기를 노렸다. 하지만 2019년에는 1군에서 6경기 2이닝 평균자책점 9.00을 기록했다. 2020년에는 2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12.71. 지난해 불펜 투수로 조금의 가능성을 보였다. 32경기(18⅔이닝)에서 1패 1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6.75를 기록했다.
계속되는 부진으로 두 번째 FA는 매년 자격을 포기했다. 4년 84억원의 몸값에서 올해는 연봉 5000만원에 재계약하며 재도전 기회를 받았다. 시범경기에서 4경기 5⅓이닝 무실점으로 좋은 컨디션을 보였다. 일단 2군에서 시즌을 시작했고, 4월 16일 1군에 콜업됐다. 등판 때마다 좋은 투구를 반복하면서 점점 중요한 승부처에서 등판하고 있다.
직구 스피드는 평균 137km 정도 나온다. 예전만큼 빠르진 않지만, 완급 조절과 변화구 슬라이더로 타자를 현혹시킨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장원준이 이제 불펜 보직에 익숙해진 것 같다. 몸을 풀고 준비하는 과정이 선발과는 다르다. 이제 적응한 것 같다"며 "지금 구위가 베스트다”라고 칭찬했다. /orange@osen.co.kr
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7회말 LG 공격을 삼자범퇴로 막아낸 두산 투수 장원준이 더그아웃으로 향하며 동료 투수 홍건희의 격려를 받고 있다. 2022.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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