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건창(33)은 지난 시즌 도중 키움에서 LG로 트레이드됐고, 새로운 팀에서 심기일전했지만 만족하지 못할 수준의 시즌 성적표를 받았다.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었으나 신청하지 않고, FA 재수를 선택해 올 시즌에 다시 승부를 보기로 했다.
서건창은 지난해 전반기 키움에서 타율 2할5푼9리(278타수 72안타) 4홈런 28타점 45볼넷 출루율 .370, OPS .723을 기록했다. 올림픽 휴식기 때 LG로 트레이드 됐고, 후반기 LG 유니폼을 입고 타율 2할4푼7리(235타수 58안타) 2홈런 24타점 24볼넷 출루율 .323, OPS .655로 약간 하락했다.
그러나 올해 개막 한 달 동안 지난해보다 더 성적이 내려갔다. 타율 1할9푼8리(81타수 16안타) 1홈런 7타점 5볼넷 출루율 .241, OPS .525를 기록 중이다. 스트라이크존 확대로 타자들이 손해를 보는 상황이지만 이대로는 힘들다. 서건창도, LG도 힘들다.

서건창은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 9번 2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찬스에서 병살타, 수비에서는 순발력과 어깨가 아쉬웠다.
1-2로 뒤진 2회 첫 타석, 서건창은 2사 후 우전 안타로 출루해 박해민 타석에 2루 도루도 성공했다. 1회 안타를 쳤던 박해민은 이영하 상대로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서건창은 2-4로 뒤진 4회 무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유강남이 유격수의 송구 실책으로 출루한 상황. 서건창이 흐름을 가져올 수 있었지만, 삼진으로 물러났다.
6회 1사 1,2루에서 세 번째 타석. 가장 아쉬운 장면이었다. 선발(우완) 이영하가 내려가고, 좌완 장원준이 구원 투수로 올라왔다. 우타자 대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타이밍. 벤치에는 김민성(우타 내야수), 이상호(우타 내야수), 허도환(우타 포수), 이영빈(좌타 내야수), 안익훈(좌타 외야수) 5명이 남아 있었다.
류지현 감독은 우타자 김민성이나 이상호를 대타로 기용하기보다는 서건창을 믿고 맡겼다. 결과는 2루수 땅볼로 1루 주자까지 더블 아웃, 찬스는 무산됐다.
서건창은 이날 첫 타석에서 안타를 쳤지만, 최근 5경기 연속 무안타, 15타수 무안타 끝에 나온 안타였다. 좌투수에 더 약한 서건창인데도 벤치는 무한신뢰였다. 서건창은 2-5로 뒤진 9회 2사 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했다. 3타수 1안타 1볼넷. 2출루나 했으나 모두 2아웃 이후에 나왔고, 결정적인 찬스에선 병살타로 물러났다.
2루 수비 능력도 냉정하게 보면 허술하다. 이미 지난해부터 좌우 움직임의 폭이 좁아졌다. 좌타자가 끌어당긴 빠른 타구에 좌우로 대응할 수 있는 범위가 좁다. 송구도 아쉽다.
1회 무사 만루 위기에서 김재환의 땅볼 타구를 1루쪽에 치우쳐 잡았다. 2루로 송구했는데, 2루 베이스에서 기다리고 있는 유격수 오지환을 향해 공이 리플레이 장면처럼 느리게 날아갔다. 글러브에서 공을 빼는 동작부터 매끄럽지 못했다. 타자 김재환은 1루에서 간발의 차이로 세이프. 병살 플레이는 실패했다.
서건창을 향한 류지현 감독의 믿음은 강하다. LG는 외국인 타자 루이즈가 타율 1할7푼1리로 2군으로 내려갔다.
서건창은 루이즈보다 출루율은 더 낮다. 루이즈가 .247, 서건창은 .241이다. 장타율도 루이즈가 .289, 서건창이 .284다. 타율에서 서건창이 1할9푼8리로 루이즈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다.
서건창의 타격감이 살아날까. 과연 서건창 외에는 2루수 대안이 없을까.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