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급하지 말자".
KIA 타이거즈 마무리 투수 정해영(21)이 값진 교훈을 얻었다. 너무 강하게만 밀어부치지 말고 신중하고 생각을 하는 투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해영은 지난 주말 삼성과의 광주 3연전에서 부진했다. 4월 29일 경기는 3-3으로 팽팽한 9회말 등판했으나 1실점 패전을 안았다. 빗맞은 타구가 안타가 되면서 역전 결승타를 맞았다. 전날까지 25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 27경기 연속 무자책 행진을 멈추었다.

이틀이 지난 5월1일 마무리 변신 이후 가장 많은 실점을 했다. 3-2로 앞선 가운데 등판했으나 집중 5안타를 맞고 4실점했다. 데뷔 이후 한 경기 최다실점의 수모를 당하며 블론세이브를 했다. 2경기 연속 흔들린 것도 처음이었고, 팀의 5연패를 끊지 못했다.
어린 마무리 투수에게는 충격이 컸겠지만 곧바로 일어섰다. 4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광주경기에 3-3으로 팽팽한 9회초 등판해 1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첫 타자 이지영에게 안타를 허용했으나 나머지 세 타자를 모두 내야뜬공으로 잡아냈다. 특유의 직구가 위력적이었다.
9회말 류지혁이 2사 만루에서 끝내기 사구를 얻어내 4-3으로 승리했고, 정해영은 구원승을 따냈다. 정해영이 무너졌다면 연패를 끊지 못했고,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나락에 빠졌을 수도 있었다. 마침 주말경기에서 2경기 연속 부진했던 장현식도 8회를 잘 막아 함께 충격에서 벗어났다.
경기후 정해영은 "볼넷을 안주려고 노력했다. 내가 승리를 거둔 것 보다 팀이 6연패를 끊은게 너무 좋다. 짐이 너무 됐다. 그동안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필승조가 맞은 것은 어쩔 수 없다; 최대한 털어버리고 노력했다. 이번주 첫 경기 잘 막은 것 같아서 좋았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에서 얻은 교훈도 있었다. 성급하지 말자는 것이었다. 카운트를 유리하게 잡고 바로 힘으로 잡으려다 노림수에 걸렸다. "그때는 운도 따르지 않았다. 너무 많이 성급하게 들어가서 안좋은 결과가 나왔다. 힘으로만 밀어붙이다가 많이 맞았다. 좀 더 침착했어야 했다. 이제 한 번 더 생각을 한다. 오늘 같이 좀 더 신중하게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타선의 득점력 부진으로 연패를 당했지만 크게 개의치 않았다. "타선이 점수를 뽑지 못해도 투수들이 잘막아 이기는 경기가 많을 것이다. 반대로 야수 점수 많이 뽑아 이기는 경기도 있다. 오늘처럼 관중 많은 것은 처음이다. 많은 팬들이 구경하니 좀 더 잘해야한다"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충격에서 벗어난 얼굴이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