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는 모두가 봤을 것이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매디슨 범가너는 마운드 위에서 승부사의 기질을 감추지 않는다. 때로는 다혈질적이기도 했고 타자와의 벤치클리어링에서도 주저없이 맞서 상대했다. 하지만 흥분의 대상이 심판이 되지는 않았다. 통산 329경기에서 퇴장은 1번 밖에 당하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 시절이던 2018년이 첫 퇴장이었다.
그런데 이런 범가너가 심판을 향해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며 소리쳤고 코칭스태프가 나와서 겨우 말린 뒤에야 상황이 정리됐다. 범가너는 통산 330경기에서 두 번째 퇴장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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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가너는 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말린스 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1이닝 1실점을 기록하고 강판을 당했다.
1회를 마치고 범가너가 퇴장을 당했다. 1회 1실점을 기록한 뒤 범가너는 마운드를 내려오면서 1루심 댄 벨리노의 이물질 검사를 받았다. 그리고 약간의 설전이 오가더니 벨리노는 퇴장 명령을 내렸다. 분노한 러프는 벨리노 1루심에게 달려가려고 했지만 코치들이 그를 가로막았고 더 이상의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말 그대로 의문의 퇴장이다. 이물질 검사에서는 별다른 지적사항이 발생하지 않았다. 벨리노 심판은 경기 후 “심판을 향한 부적절한 언행으로 퇴장을 당했다”라고 설명하면서 “그저 단순한 이물질 여부의 손 검사였다. 범가너도 여기에 별 다른 이견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MLB.com 등 현지 언론들은 범가너가 1회 스트라이크 판정에 불만을 품었고 화살이 엉뚱한 곳으로 향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MLB.com은 ‘이닝의 마지막 타석, 4번째 공의 판정에 불쾌해 보였다. 게럿 쿠퍼를 상대로 1볼 2스트라이크 카운트에서 2구 째 공과 비슷한 지점에 커터를 바깥쪽으로 떨어뜨렸다. 대부분의 애리조나 야수들과 범가너, 포수 호세 에레라까지 구심 라이언 윌스의 볼 시그널이 오기 전에 그라운드를 걸어나가려고 했다’라면서 ‘범가너는 쿠퍼를 뜬공으로 유도하고 이물질 검사에 앞서 덕아웃으로 돌아가는 동안 윌스를 향해 어필을 하는 듯한 제스처로 취했다’라고 설명했다. 스트라이크로 생각한 공이 볼 판정을 받자 범가너의 심기가 불편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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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조나 토리 로불로 감독은 “벨리노가 손을 확인하고 범가너가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나도 범가너와 아직 말할 기회가 없었다”라며 “단지 그 장면을 봐서는 범가너를 불편하게 한 어떤 무언가가 있다고 느꼈다”라고 했다.
범가너는 경기 후 심판진과 어떤 일이 있었다는 점을 명확히 했고 이에 격분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취재진을 향해 “내가 왜 퇴장을 당했는지는 알고 있다”라면서도 “하지만 모두가 영상을 봤을 것이다. 내가 무슨 말을 해야 이 상황을 더 나아지게 할지 모르겠다. 모두가 그것을 봤을 것이고 돌아가서도 모든 것을 다시 볼 수 있다. 꽤 확실하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2019시즌이 끝난 뒤 애리조나와 5년 8000만 달러(약 1013억 원) 계약을 맺은 범가너는 계약 첫 2시즌 동안 부진했다. ‘먹튀’ 얘기가 끊이지 않았다. 2년 간 35경기 8승14패 평균자책점 5.07에 불과했다.
그러나 올해는 6경기 1승1패 평균자책점 1.50(24이닝 4자책점)으로 부활의 기지개를 켜고 있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