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 선수 전환→1군 승격→데뷔 첫 안타’ 김동진의 잊지 못할 하루 [오!쎈 인터뷰]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2.05.05 15: 06

2022년 5월 4일.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김동진에겐 잊지 못할 하루였다.
독립 야구단 파주 챌린저스 출신 김동진은 지난 4일 대구 NC전을 앞두고 육성 선수에서 정식 선수로 신분이 변경됐고 데뷔 첫 1군 승격의 기회를 얻었다.
선발 라인업에 포함되지 못했으나 7회초 수비 때 김지찬과 교체됐고 7회말 공격 때 첫 타석에 들어섰다.

삼성 라이온즈 김동진 024 2022.05.04 / foto0307@osen.co.kr

김동진은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NC 하준영과 맞붙었다. 볼카운트 1B-1S에서 3구째를 잡아당겼고 1루수 닉 마티니의 키를 넘겼다. 타구는 우익선상을 타고 흘렸고 김동진은 2루에 안착했다. 데뷔 첫 안타.
하루가 지났지만 감동의 여운은 가시지 않았다. 5일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김동진은 “잊지 못할 하루였다”고 씩 웃었다. 이날 오전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의 퓨처스리그 원정 경기가 끝난 뒤 1군 승격 통보를 받은 김동진은 경산 볼파크를 들렀다가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 도착했다.
“힘들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경기에 나가면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을 많이 했다. 부모님께 연락을 드리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1군 승격 소식을 전했다. 박진만 퓨처스 감독님께서도 ‘하던 대로 자신 있게 하라’고 격려해주셨다”. 김동진의 말이다.
그토록 바라던 1군 무대를 처음 밟았을 때 어떤 느낌이었을까. 김동진은 “(가장 자신 있는 포지션인) 2루로 나가라고 했을 때 너무 좋았다. 한편으로는 긴장을 너무 많이 해서 나가자마자 손아섭 선배의 타구를 처리하고 나서 그때부터 실감이 났다”고 웃어 보였다.
데뷔 첫 안타를 신고한 소감을 묻자 “타석에 들어서면 잘 치든 못 치든 자신 있게 휘두르고 나오자고 생각했다. 초구를 치려고 했는데 볼인 줄 알고 안 쳤다”고 대답했다. 또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면 놓치지 않고 과감하게 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파울인 줄 알았는데 안타로 연결됐다. 행운이 따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삼성 라이온즈 김동진 020 2022.05.04 / foto0307@osen.co.kr
김동진은 지난날을 되돌아보며 고등학교 3학년 때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체격이 왜소했고 성적도 좋지 않아 야구를 그만둘까 진지하게 고민했다. 그는 2년만 더 해보기로 마음먹고 강릉영동대에 진학했다. 1학년 때 팔꿈치 통증을 느꼈고 결국 수술대에 올랐다. “수술하고 나서 야구가 더 좋아졌다. 쉬면서 제가 야구를 정말 좋아한다는 걸 확실히 느꼈다”.
힘들 때마다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야구를 했는데 프로 유니폼을 입지 못하고 그만두게 된다면 제 자신에게 되게 실망할 것 같았다”고 털어놓았다.
잘 알려진 대로 김동진은 인기 야구 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서 강두기(하도권 분)의 대역으로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김동진은 경기 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데뷔 첫 안타 기념구 인증샷과 함께 “오늘 응원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더 열심히 잘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에 하도권은 “김동진 선수. 프로 데뷔도 첫 안타도 너무 축하드려요. 드라마같은 삶을 응원합니다”라고 축하 댓글을 남겼다. 그러자 김동진은 “감사합니다. 하도권 배우님 응원할게요!!!”라고 화답했다.
김동진은 “하도권 배우님과 연락하는 사이는 아니고 프로 지명을 받은 날이나 어제처럼 정말 기쁜 일이 있을 때 (인스타그램에) 게시물을 올리면 축하 댓글을 달아주신다. 너무 영광스럽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프로 입단의 꿈을 이룬 김동진은 올 시즌 세 자릿수에서 두 자릿수로 등번호를 바꾸고 1군 무대에서 첫 안타를 신고하는 게 목표였다. 4일 경기에서 두 가지 목표를 다 이룬 그는 “이제 새로운 목표를 정해야 할 것 같다. 1군에 계속 남아 있는 게 목표”라고 상향 조정했다.
마지막으로 김동진에게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지 물었다. 그는 “팬들 사이에서 기억에 남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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