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영 조련사'가 팔 걷어 붙였다...기쿠치, '제2의 레이'로 거듭날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05.05 18: 02

기쿠치 유세이(토론토 블루제이스)의 행복 야구가 비로소 시작됐다. 지난해 평범했던 좌완 투수를 사이영상 수상자로 만들었던 피트 워커 코치가 기쿠치 개조에 나섰다. 
기쿠치는 5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78구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7탈삼진 1실점 역투를 펼치며 팀의 2-1 신승을 이끌었다.
올해 토론토와 3년 3600만 달러 계약을 맺고 이적한 뒤 첫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이자 첫 승이다. 양키스의 11연승을 중단시킨 쾌투였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 후 기쿠치는 “난 지금 매우 행복하다. 팀 동료들과 코치들, 나를 위해 함께해준 많은 사람들에게 응원을 받았다. 초반 몇차례 등판은 원하는대로 되지 않았지만 그들의 응원을 받은 것이 큰 의미가 있고 매우 고맙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4경기 평균자책점 5.52에 그치고 있었고 14⅔이닝 동안 13개의 볼넷을 허용할 정도로 제구력이 흔들렸다. 하지만 이날 기쿠치의 볼넷은 1개에 불과했다.
찰리 몬토요 감독은 “그는 좋은 구위를 갖고 있다. 스트라이크를 던진다면 스윙을 이끌어낼 수 있다”라면서 구위를 극대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트 워커 투수코치와 약간의 조정 과정을 거쳤다. 북미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에 의하면 투구 메커니즘과 레퍼토리를 손봤다고. 키킹 동작을 줄이고 타깃을 삼는 지점을 바꿨다. 아울러 커터를 완전히 버리고 더 빠르고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도입했다. 이날 스탯캐스트 상에서는 패스트볼 34개, 커터 30개를 던졌다고 했지만 커터의 평균 구속은 평소 90.7마일에서 이날 88.4마일로 하락했다. 슬라이더로 변화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이날 30개의 '기록상' 커터 중 7번의 헛스윙이 나왔고 인플레이 타구는 5개에 불과했다. 그리고 이 중 피안타는 단 1개 뿐이었다.
워커 코치는 “접근 방식을 약간 단순화 시켰고 커터가 생각보다 유용하지 않다는 것을 인식하는 게 정말 중요했다. 그래도 그는 변화에 동참했고 효과적으로 투구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고 있었다”라면서 “우리 모두 기쿠치를 100% 지지하면서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고 우리 팀의 일원이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여기서 연상되는 선수는 지난해 토론토에서 사이영상을 수상한 좌완 로비 레이(현 시애틀)다. 레이는 지난해 토론토에서 워커 코치와 함께 패스트볼 슬라이더 투피치를 극대화 하는 조정 과정을 거쳤고 13승7패 평균자책점 2.84의 특급 성적으로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디애슬레틱’은 ‘토론토가 기쿠치의 피칭디자인을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에 더 의존하게 되는 이유를 쉽게 알 수 있다. 토론토에서 잠재력을 만개한 또 다른 왼손 선발(레이)을 떠올리는 것은 당연하다’라면서도 ‘워커 코치는 기쿠치를 레이와 비교하고 싶지 않았다. 워커는 기쿠치를 또 다른 최고의 버전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라고 전했다.
기쿠치는 “몇개의 다른 슬라이더 그립을 갖고 만지작 거리고 있다. 여전히 느낌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점점 좋아지고 있다”라면서 “워커 코치와 함께하면 점점 좋아질 것이라고 진심으로 믿는다. 그와 함께 하면서 더 많은 성공이 오기를 원한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jhra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