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일주일 사이 처지가 뒤바뀌었다. 극심한 부진으로 속을 썩이던 소크라테스 브리토(30)가 깜짝 반전을 일으킨 반면 복덩이로 불리던 마이크 터크먼(32)은 치명적 약점을 드러냈다.
지난 6일 대전 KIA-한화전은 두 외국인 타자의 희비가 엇갈린 경기. 6번 중견수로 출장한 소크라테스는 4타수 3안타 3타점 4득점 1사구 1도루로 공수주에서 펄펄 날았다. 홈런 빼고 단타, 2루타, 3루타 모두 쳤다. 5회 1사 만루에서 우중간 펜스를 직격하는 2타점 2루타로 승기를 KIA에 가져왔다.
반면 3번 중견수로 나온 터크먼은 4타수 1안타 2삼진으로 고개를 숙였다. 1회 1사 1루에서 2루 병살타로 흐름을 끊었고, 3회 무사 만루에선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6회 무사 1루에서도 헛스윙 삼진. 8회 우중간 2루타를 쳤지만 이미 승부가 넘어간 뒤였다. 7회 중견수 수비에서도 다이빙 캐치를 시도하다 공을 뒤로 빠뜨려 소크라테스에게 3루타를 허용했다. 경기는 KIA의 13-2 완승.

소크라테스는 4월말까지 KIA의 속을 썩이던 선수였다. 지난달 28일까지 시즌 첫 22경기에서 타율 2할7리 1홈런 8타점 OPS .603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최근 7경기에서 타율 4할8푼1리 1홈런 9타점 OPS 1.479로 맹타를 휘두르며 반전을 일으켰다. 이 기간 리그 전체 타율 1위, OPS 2위. 시즌 전체 성적도 타율 2할7푼2리 2홈런 17타점 OPS .814로 올라왔다. 외국인 타자 중 OPS 2위.
김종국 KIA 감독은 “소크라테스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 타격코치와도 많은 대화를 하고 있는데 직구든 변화구든 자기 존에 오는 공은 적극적으로 치게 하고 있다. 루상에 주자가 있으면 더 공격적으로 하게끔 주문하고 있다. 최근 들어 결과가 좋게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 달간 리그 적응기를 통해 감을 잡은 모습이다. 소크라테스도 지난 4일 광주 키움전을 마친 뒤 “KBO리그의 모든 투수들이 생소한 탓에 타격 타이밍이 항상 문제였다. 한 달을 보내면서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 자신했다.

소크라테스가 헤매는 사이 적응기도 없이 개막전부터 날아다녔던 터크먼은 반대 상황이다. 최근 10경기에서 40타수 8안타 타율 2할 무홈런 무타점 2볼넷 10삼진으로 부진하다. 시즌 타율은 3할대(.303)에 리그 전체 도루 1위(9개)로 컨택과 주루에서 확실한 강점이 있지만 외국인 타자로서 장타력과 결정력이 아쉽다. 130타석에서 고작 1홈런 4타점. 외국인 타자 중 가장 적다. OPS도 .749까지 떨어졌다.
무엇보다 득점권 상황에서 약해도 너무 약하다. 득점권에서 27타수 3안타 타율 1할1푼1리에 불과하다. 규정타석 타자 61명 중 59위로 거의 바닥이다. 시즌이 지날수록 득점권 타율은 시즌 타율에 수렴하기 마련이지만 터크먼은 반대로 가고 있다. 최근 득점권 11타수 연속 무안타로 볼넷, 몸에 맞는 볼을 1개씩 얻은 게 전부. 지난달 21일 사직 롯데전이 마지막 타점으로 최근 13경기째 타점이 전무하다.

3번 중심타자에 어울리지 않는 새가슴 기질로 가뜩이나 득점력이 빈곤한 한화 타선에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 타순 조정도 고려할 법하지만 타자들이 워낙 약한 한화로선 뾰족한 수가 없다. 수비와 주루는 확실하지만 결정력을 끌어올리지 못하면 터크먼도 더는 복덩이로 불리기 어렵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