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어린이날 대패의 교훈이었을까. LG 벤치는 빠른 타이밍에 투수교체를 가져가면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LG는 7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6-3으로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LG는 주말 3연전 위닝시리즈를 예약했다.
이날 LG는 2군에서 선발 수업을 이어가던 배재준이 선발 등판했다. 2군 성적은 5경기 1승1패 평균자책점 1.71으로 좋았다. 경기 전 류지현 감독은 “2군에서 제일 준비가 잘 돼 있는 선발 투수였다. 2군 개막전 선발부터 나가며 차근차근 준비를 했던 선수다. 성적도 지금 좋게 나오고 있다”라며 “오늘 1군 경험도 있으니까 현재 컨디션으로 좋은 경기 해주기를 바란다”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실제로 배재준은 1회 1사 1,2루 위기에서 양의지를 병살타로 솎아내며 위기를 극복한 뒤 4회까지 1실점으로 잘 버텼다. 4회 선두타자 박건우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한 뒤 마티니에게 빗맞은 2루타를 허용해 1사 2,3루 위기에 몰렸고 노진혁을 1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실점과 아웃카운트를 바꿨다. 추가 실점은 없었다.
그리고 타선이 5회 김현수의 3점포로 리드를 안겼다. 배재준은 올해 첫 선발 등판에서 선발승 기회를 잡았다. 1이닝만 더 버티면 됐다. 운명의 5회말. 배재준은 선두타자 이명기를 삼진으로 처리한 뒤 김응민에게 이날 경기 두 번째 사구를 허용했다. 투구수는 67개에 불과했다. 2군에서는 지난 4월 20일 강화 SSG전 7이닝 2실점 하면서 투구수를 90개까지 던진 적이 있었다. 투구수 상으로는 무리가 없던 상황.
그러나 LG 벤치가 기민하게 움직였다. 박민우, 손아섭으로 이어지는 NC 상위타선을 맞이하자 좌완 김대유를 마운드에 올렸다. 배재준의 선발 기회가 아쉽게 무산되는 순간이었다. 3점의 리드에서도 LG 벤치는 지체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이 투수교체는 성공이었다. 김대유가 박민우와 손아섭을 모두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매듭지었기 때문. 위기로 이어질 수 있던 상황을 넘긴 LG는 6회초 2점을 더 추가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지난 5일 어린이날 두산전, 선발 케이시 켈리를 뒤늦게 교체한 것 때문이었을까. 이날은 그 어느때보다 투수교체 타이밍을 빠르게 가져가면서 완승의 조건을 갖췄다. 당시 켈리는 5이닝 11피안타(1피홈런) 1볼넷 1사구 4탈삼진 8실점(6자책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4회까지 이미 6실점을 했던 켈리였지만 5회까지 밀어붙이다가 더 안좋은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이날은 퀵후크 교체를 통해서 승리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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