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거두고 사과한 KIA 대투수 "고개 못 들고 다니겠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05.08 03: 15

KIA의 대투수 양현종(34)이 승리를 거두고도 고개를 숙였다. 12경기 연속 이어온 팀 퀄리티 스타트(QS) 행진이 자신의 차례에서 끊긴 것에 책임을 느꼈다. 
양현종은 7일 대전 한화전에서 6이닝 8피안타(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4실점으로 올 시즌 들어 가장 부진한 투구를 했다. 하지만 6회까지 5득점을 지원한 타선과 3이닝 무실점을 합작한 불펜의 도움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2승(2패)째. 
앞서 6번의 퀄리티 스타트에도 불구하고 단 1승밖에 없었던 양현종에게 모처럼 운이 따른 경기였다. 그런데 이의리, 한승혁, 임기영 그리고 외국인 투수 션 놀린까지 동료들과 함께 이어온 QS 기록이 끊기면서 양현종의 마음도 그리 편치 않았다. 

KIA 양현종 /OSEN DB

KIA는 지난달 23일 고척 키움전 이의리를 시작으로 5일 대전 한화전 한승혁까지 구단 역대 최다 12경기 연속 QS에 성공했다. 리그 역대 공동 2위 기록으로 지난 1995년 LG가 세운 최다 19경기 연속 기록도 은근슬쩍 넘봤지만 양현종 차례에 끊겼다. 
경기를 마친 후 양현종은 동료 선수들에게 미안함을 전하며 “고개 못 들고 다니겠다”는 말로 겸연쩍은 마음을 표현했다. 하지만 기록은 언젠가 깨질 수밖에 없고, 오히려 다음 등판 투수들의 부담을 덜어줬다는 점에서 그렇게 나쁠 것도 아니다. 
12경기 연속 QS를 합작한 KIA 이의리, 한승혁, 임기영, 션 놀린, 양현종(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OSEN DB
그동안 승운이 없었던 양현종을 동료 선수들이 도와 승리투수로 만들어준 것이 훨씬 의미 있다. 양현종은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데 수비와 계투진의 도움을 받아 승리투수가 될 수 있었다. 팀의 연승을 이어가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양현종은 “떨어진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위해 영상을 보고, 전력분석팀 도움을 받아 지난 경기들을 복기하려 한다. 잘 준비해서 다음 경기에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로테이션 변동이 없으면 양현종의 다음 등판은 오는 13일 잠실 LG전이다. 
KIA 양현종 /OSEN DB
지난해 미국 메이저리그를 경험하고 KIA에 돌아온 양현종은 이날까지 시즌 7경기에서 44⅔이닝을 던지며 2승2패 평균자책점 2.42 탈삼진 38개 WHIP 1.01 QS 6차례를 기록 중이다. QS 공동 2위, 이닝 4위, 탈삼진·WHIP 7위, 평균자책점 10위에 랭크돼 있다. 통산 승수 149승으로 이강철 KT 감독이 갖고 있는 타이거즈 구단 역대 최다승(150승) 기록도 눈앞에 뒀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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