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겐마’ 유동근·김지은 가세 이준기 라인의 ‘이경영 공략전’ 궁금 [김재동의 나무와 숲]
OSEN 김재동 기자
발행 2022.05.08 13: 48

[OSEN=김재동 객원기자] 검사 시절 황진용(유동근 분)과 조태섭(이경영 분)은 정의로웠다. 당시 그들은 살아있는 권력의 중심인 대통령 아들을 잡아넣으려 했다. 조태섭은 권력이 눈치채기 전에 속전속결할 것을 요구했고 황진용은 정당한 법절차를 주장했다.
황진용이 영장을 청구하자 권력은 수사를 눈치챘고 외압을 통해 법 집행을 무산시켰다. 선배 황진용은 낙담했고 후배 조태섭의 눈에 파국을 부른 선배의 고지식함은 무능으로 비쳐졌다. 그리고 둘은 나란히 금배지를 달았다.
7일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어게인 마이 라이프’에선 정적으로 마주선 조태섭과 황진용의 과거사를 소개했다.

이 과거사는 시대의 거악 조태섭의 탄생 배경을 일정 부분 설명해준다. 조태섭은 이미 과정의 가치없음을 뇌리에 새기고 있었다. 결과에만 주목하고 가능한 한 편한 쪽으로 믿는 세태도 통찰하고 있었다.
또한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지만 돈과 권력은 없는 자에게서 있는 자에게로, 적은 곳에서 많은 곳으로 흐른다는 사실도 꿰뚫고 있었다.
조태섭이 입에 달고 사는 나라와 국민은 그에게도 진정한 가치일 것이다. 다만 그 가치의 창출은 자신을 통해서만 달성할 수 있다고 믿을 뿐이다. 그러기 위해선 자신에게 세상을 이끌 권력과 금력이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피해들은 나라와 국민을 위한다는 대의 앞에 그저 소소한 희생일 뿐인 것이다.
검찰을 장악하고 언론을 조정하고 재계를 쥐고 흔들며 조태섭은 대중들로 하여금 이상하게 여겨야 마땅한 사실들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만드는 기적을 흔하게 일으키는 무소불위의 위력을 발휘한다.
‘20대에 혁명에 피 끓지 않으면 청년이 아니고 30대에 혁명에 젖어있으면 사회인이 아니다’는 말이 있다. 세월은 그렇게 정의로웠던 검사 조태섭을 노회한 정치가로 변질시켰다.
한 사람의 독선은 주변을 피폐하게 만든다. 마침 그가 한 나라의 지도자라면 히틀러, 스탈린 등 무수한 독재자들의 역사가 웅변하듯 국민 모두가 고스란히 그 피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
그런 파국을 막기 위해선 막아설 누군가가 필요하다. 2회차 검사 김희우(이준기 분)가 선봉에 섰고 이민수(정상훈 분), 김규리(홍비라 분), 전석규(김철기 분) 등의 조력자에 황진용까지 가세해 전열을 갖췄다.
황진용 역 유동근의 가세는 극의 긴장감을 전례없이 끌어올렸다. 이준기 역 김희우가 일개 평검사에 불과함에 따라 이경영과의 투샷이 드문 상황에서 극을 관통해 종횡하던 이경영의 카리스마에 으뜸과 버금을 다투며 카리스마로 맞불을 놓아줌으로써 김희우가 마침내 조태섭과 맞상대하기까지 극의 텐션을 팽팽하게 유지시켜줄 것으로 기대된다.
조태섭에 대한 선공은 황진용으로부터 시작됐다. 황진용은 법무장관후보 인사청문회에서 정·재계 인사를 망라한 병역·마약·성상납 등의 비리리스트를 공개한다. 조태섭계에 대한 전방위 공격이었다.
하지만 노회한 조태섭에겐 곁가지를 쳐내고 알짜배기들의 충성맹세를 끌어내는 기회가 될 뿐이었다. 김희우팀이 준비했던 병역비리관련 의사는 해외로 도피하고 마약과 성상납의 주요 증인이었던 여배우는 최강진(김진우 분)의 회유로 소속사를 옮기며 증언을 철회했다. 성상납 비리의 중심에 섰던 최강진은 조태섭의 조언을 받아들여 아버지 회사인 SHC엔터를 직접 고발한 히어로로 부각됐다.
조태섭은 한 발 더 나가 남 얘기 즐기는 대중들의 관심을 발등에 떨어진 내 얘기로 돌리기 위해 세금인상설을 유포시켜 김희우가 마련한 판도라의 상자를 찻잔 속 태풍으로 잠재운다.
더욱이 좀체로 손에 안들어오던 천하그룹을 요리하기 위해 최강진이 목숨 값으로 내민 천하그룹 2세 김용준(전승빈 분)의 불륜 찌라시를 유포시킨다. 하지만 이것이 오히려 김건영(전국환 분)과 김희아(김지은 분)를 자극, 김희아를 경영일선에 끌어들이는 계기가 되고만다.
이로써 대(對) 조태섭 전선의 라인업이 완성됐다. 황진용과 김희아까지 가세한 김희우 라인의 본격적인 조태섭 공략이 어떻게 진행될 지 ‘어게인 마이 라이프’ 다음 이야기가 자못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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