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타자 2명도 가능" 한화, 킹험 그냥 기다리지 않는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05.09 10: 23

“외국인 타자 2명도 굿 아이디어.”
한화가 외국인 투수 2명 없이 국내 투수들로 벌써 3주의 시간을 보냈다. 팔꿈치에 뻐근함을 느껴 보호 차원에서 빠졌던 좌완 라이언 카펜터는 오는 주말 복귀를 준비하고 있지만, 상완근 염좌로 이탈한 우완 닉 킹험은 아직도 구체적인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 
킹험의 복귀가 늦어지면서 한화도 물밑에서 플랜B를 준비 중이다. 대체 선수 리스트업을 진행했고, 외국인 스카우트도 출장을 나갔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구단 내부적으로 외국인 교체 이야기가 나온 건 사실이다”고 밝혔다. 

한화 킹험 /OSEN DB

물론 지난해 실질적인 1선발로 실력이 검증된 킹험을 단칼에 포기하기도 쉽지 않다. 수베로 감독도 “재활 과정과 프로그램이 정상적으로 가동되면 그대로 갈 것이다”고 전제했지만 “여러 변수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 상황을 보고 결정해야 한다”며 교체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만약 킹험을 교체한다면 대체 선수로 투수가 우선이지만 상황에 따라 타자를 데려오는 구상도 하고 있다. 수베로 감독은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생각하며 대비하고 있다. 외국인 타자 2명도 좋은 생각이다. 나쁘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외국인 선수 쿼터가 3명으로 늘어난 지난 2014년부터 KBO리그 10개팀 대부분이 투수 2명, 타자 1명 조합으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5년 KT가 신생팀 특혜로 외국인 4명 중 2명(앤디 마르테·댄 블랙)을, 2019년 후반기 삼성(다린 러프·맥 윌리엄슨), 2020년 SK(제이미 로맥·타일러 화이트)가 3명 중 2명을 타자로 썼지만 모두 단기 실험으로 끝났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오래된 격언처럼 투수력이 안 되면 장기 레이스를 버티기 어렵다. 가뜩이나 한화처럼 마운드가 허약한 팀은 외국인 투수 비중이 다른 팀보다 훨씬 크다. 
한화 터크먼 /OSEN DB
그런데 지금 한화는 투수만큼 타격 부진이 심각하다. 팀 타율 9위(.232), OPS 10위(.637)로 경기당 평균 득점도 3.5점에 그치고 있다. 리그 최저 득점력. 극심한 투고타저 시즌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방망이가 너무 약하다. 1~4번 정은원, 최재훈, 마이크 터크먼, 노시환 뒤로 5번부터는 연타를 기대하기 어렵다. 노시환을 뒷받침할 타자가 없어 상대팀 입장에선 그와 승부를 안 하면 그만이다. 
지난겨울 외부 FA 시장을 빈손으로 지나친 한화는 뚜렷한 전력 보강이 없었다. 김태연, 이성곤, 임종찬 등 내부 자원들의 성장을 기대했지만 높은 벽에 부딪쳤다. 남은 시즌 타선에 전력 상승 요소가 없는 상황이라 외국인 타자 2명 카드도 검토하고 있다. 한화처럼 최약체 전력이라면 5일에 한 번 나오는 투수보다 매일 경기에 나오는 타자의 영향력이 더 클 수 있다. 타격이 가장 강해야 할 1루 자리에 주인이 없다는 점에서 멍석은 깔렸다. 
SSG 크론, 한화 터크먼, 킹험, 카펜터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2.05.04 /OSEN DB
한화는 킹험-카펜터 없이 국내 선발투수들로 치른 18경기에서 8승10패로 잘 버텼다. 그러나 이 기간 선발 평균자책점은 5.72로 가장 높았다. 특히 최근 5경기 연속 5이닝을 넘기지 못하면서 갈수록 힘이 떨어지는 모습. 5선발 박윤철, 대체 선발 장민재와 남지민뿐만 아니라 김민우와 윤대경까지 무너졌다. 현실적인 마운드의 어려움을 외면하는 게 쉽지 않다. 킹험의 재활 상태와 대체 외국인 선수 시장 상황에 따라 한화의 결정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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