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시절 포함 SSG 랜더스 유니폼을 입고 인천에서 10년을 보낸 좌완 김정빈(28)이 고향 광주로 간다.
SSG는 9일 “KIA 타이거즈 포수 김민식을 받고 투수 김정빈과 내야수 임석진을 내주는 1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발표했다. 2년 전 ‘미스터 제로’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기대를 모았던 김정빈이 KIA 유니폼을 입고 새출발을 한다.
트레이드 발표 후 김정빈은 OSEN과 통화에서 “오전에 연락을 받았다. 10년 동안 지낸 팀이라 그런지 마음이 좀 그렇다”면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가는 마음이 설레는 것도 있지만 좀 착잡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무등중, 화순고를 졸업하고 지난 2013년 SK 지명을 받고 프로 무대에 뛰어든 김정빈은 아직 1군에서 많은 흔적을 남기지는 못했다. 2017년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았다. 그해 총 2경기, 3이닝이 전부였고 3실점을 기록했다.
그러다 2020년 시즌 초반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해 5월 5일 한화 이글스전부터 6월 26일 LG 트윈스전까지 22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허리를 지켜면서 ‘미스터 제로’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이후 6월 28일 LG전에서 첫 실점을 한 뒤 종종 고전하는 경기가 있었지만 자신의 존재감을 크게 남긴 시즌이었다.
2021시즌에는 SSG 재창단과 김원형 감독 부임 후 제주 캠프 때 선발 준비를 하기도 했다. 그러다 발목 부상으로 일이 꼬였다. 그래도 이를 악물고 운동을 했고 올해 다시 노력의 결실을 보는 듯했다.
2022 퓨처스리그에서는 7경기 등판해 9⅔이닝을 던지며 2홀드 2실점(1자책점)에 평균자책점 0.93을 기록 중이었다.
김정빈은 “기회가 온다면 다시는 2군에 내려오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었다. 내가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계속 생각하고 준비했다. 올해 2군에서 기록도 괜찮았다. 그런데 1군이 워낙 탄탄하니 기회가 없더라. 그래도 ‘언젠가는 기회가 오겠지’라고 생각하면서 열심히 했다. 그러다 팀을 떠나게 됐다”고 말했다.
서운한 마음은 아니다. 그간 자신을 믿어준 팀과 팬들 앞에서 제대로 자신의 가치를 보여주지 못하고 떠난다는 점이 아쉬운 것이었다.
이미 트레이드는 진행이 됐고, 바로 광주로 향했다. 아쉬움은 남지만 앞으로 인생도 잘 설계하고 닦아야 한다. 그에게는 가족도 있다. 그는 “큰 아들은 19개월이 됐고, 둘 째는 2개월이다”면서 “정말 가족을 위해 잘 해보겠다. 부끄럽지 않은 남편과 아빠가 되고 싶다. 아직 어리지만 아이들이 TV를 봤을 때 보여주고 싶다. 그리고 ‘김정빈이 KIA에 와서 불펜진이 든든해졌다. 허리가 강해졌다’라는 얘기를 듣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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